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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휩쓴 SK그룹 배터리 계열사…곳곳서 희망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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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휩쓴 SK그룹 배터리 계열사…곳곳서 희망퇴직

SK온 2023년 11월 이전 입사장 대상 희망퇴직
SK넥실리스도 5년 이상 직원들에게 신청 받아

SK온 서산공장 전경. 사진=SK온이미지 확대보기
SK온 서산공장 전경. 사진=SK온
SK그룹 산하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전기차 수요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동박 제조업체인 SK넥실리스에 이어 배터리 셀을 만드는 SK온까지 희망퇴직을 받으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전기차 수요 부진이 최소 1~2년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SK 배터리 계열사들의 '추운 겨울'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온은 2023년 11월 이전 입사자 대상으로 사상 첫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희망 퇴직자에게는 연봉의 50%와 단기 인센티브 제공한다. 이와 함께 최대 2년간 학비 지원책이 포함된 자기개발 무급 휴직도 시행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사업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경영 효율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조치는 현재 SK온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SK온은 올해 2분기 기준 11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누적 적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3~4분기 각각 861억원, 300억원의 세 자릿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시장 기대와는 달리 올해 들어서며 적자 폭이 대폭 확대된 상황이다. 올해 1~2분기 손실은 각각 3315억원, 4601억원이다. 이에 SK온은 7월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SK넥실리스도 5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당시 SK넥실리스는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 회사가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은 2020년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SK넥실리스 역시 실적이 좋지 않았다. SK넥실리스 영업이익은 2022년 3분기 322억원을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이다. 같은 해 4분기 121억원을 실현한 이후 2023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적자가 나고 있다. 누적 적자 규모만 1353억원에 달한다.
언제 실적 개선이 이뤄질지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최소 1~2년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의 전방 산업인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내세웠던 전동화 목표를 조정하고 있다. 볼보는 2030년까지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어렵다"며 "언제 좋아질 수 있을지를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