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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윤범 회장 방어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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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윤범 회장 방어 성공할까

영풍·MBK 연합 공개 매수 가격 75만원으로 올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대항 공개 매수 방안 검토
가격 80만원으로 올릴 경우 약 1조원 자금 필요
지분 싸움 쓰인 비용 만회 과정서 부작용 우려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7월 31일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미션’과 ‘핵심가치 5가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이미지 확대보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7월 31일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미션’과 ‘핵심가치 5가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 간 분쟁이 최고조에 달했다. 영풍 연합이 매수 가격을 13.6% 올리며 경영권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가운데 고려아연 측이 대항 공개 매수 방안을 검토하면서 '쩐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누가 경영권을 갖든 이에 따른 미래 성장 동력 위축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가 26일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 매수 가격을 각각 66만원에서 75만원,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13.6%, 25% 상향한 가운데 고려아연 측이 이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호 지분을 제외한 고려아연 지분 6%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현대차, LG화학 등 우호 지분을 포함해 34.3%다.
재계는 최 회장이 우군을 확보해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최 회장은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재무적 투자자(FI)나 전략적 투자자(SI)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추석 연휴였던 16~18일 일본, 홍콩,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왔다. 이 중 일본에서 글로벌 투자 업체인 소프트뱅크와 대형 종합 상사인 스미모토 등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군으로 꼽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만났다.

미국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접촉해 1조원 안팎의 자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또 최근에는 23년 만에 기업어금(CP)으로 4000억원을 조달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과 무관한 운영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대항 공개 매수 자금에 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만일 최 회장이 우군을 확보해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선다면 쩐의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영풍 연합의 공개 매수 가격인 75만원 기준으로 6% 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약 9400억원,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5만원 높은 80만원으로 상향할 경우 약 1조원이 필요하다.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자금은 최대 주식 수 매수 기준 2조4396억원이다. 기존 2조1332억원보다 약 3000억원 늘었다.

최 회장은 앞서 계열사·협력사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그들(영풍·MBK)의 허점과 실수를 파악하고 대항해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며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누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갖든 이에 따른 미래 성장 동력 위축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분 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만큼 이를 만회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투입될 자금이 기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