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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산업계 글로벌 사업 비상] 전기차 캐즘에 어두운 자동차·배터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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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산업계 글로벌 사업 비상] 전기차 캐즘에 어두운 자동차·배터리 전망

현대차 하이브리드차 판매 목표 40% 커진 133만대로 늘여
캐즘 대응 위한 내연기관 전기차 장점 합친 차량 계획 공개
배터리 업계 투자 속도 조절 나섬과 동시에 희망퇴직 진행
"최근 들어 정책 추진 동력에 대한 불확실성 커지고 있어"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로봇이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로봇이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은 국내 자동차, 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사업 전선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발표했던 계획을 늦추며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정책 변화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2028년까지 하이브리드차량(HEV) 연간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약 40% 늘어난 133만대로 정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진 상황에서 이에 집중하기보다는 물량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HEV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HEV도 생산할 계획이다. 캐즘에 대응하기 위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선보일 계획이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을 말한다.
배터리 업계도 캐즘 영향권에 있다. 이들은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미시간주에 짓고 있는 세 번째 합작 공장 완공을 연기하기로 했다. 또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기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생산 공장 건설도 착공 두 달 만에 중단했다. 아울러 일부 기업에서는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희망퇴직도 받고 있다.

주요 국가들의 정책 변화도 변수다. 우선 텃밭인 유럽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이달 말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우리나라 전기차에 대한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EU가 회원국 승인 이후에도 중국과 협상은 계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이어서 결과에 따라 관세 부과가 중단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도 변수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IRA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에 이어 전기차에 긍정적인 인식을 비춰왔던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마저 최근 '전기차 의무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면서 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던 전기차 시장은 각국의 정책적 지원 감소와 규제 완화로 인해 올해 들어 그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환경 규제 강화 정책이 유지되어야 하지만 최근 들어 정책 추진 동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