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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 사법리스크 해소한 최윤범 회장…장기전 돌입에 경쟁력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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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 사법리스크 해소한 최윤범 회장…장기전 돌입에 경쟁력 악화 우려

법원, 영풍 제기한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기각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23일까지 예정대로 진행
지분·법정 싸움 길어져 사업 경쟁력 악화 우려 커
"50년 잘 만든 기업 이렇게 무너지게 해선 안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MBK파트너스가 법원에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공개매수가 예정대로 진행되는 가운데 양측 간 치열한 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영풍 측이 손해배상청구 등 본안소송도 예고함에 따라 치열한 법정 다툼도 예상된다. 분쟁 장기화에 따른 고려아연 경쟁력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고려아연을 보호해야한다고 지적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영풍이 최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가처분 신청 기각은 이번이 2번째다. 앞서 영풍 측은 지난달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시작하며 법원에 공개매수 기간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게 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었지만, 4일 기각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23일까지 진행되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 측은 4일부터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의 불확실성을 높여 주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함으로써 영풍 측 공개매수에 응하게 하려고 기획된 꼼수라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영풍 측은 이번 가처분 결과를 존중하면서도 향후 손해배상청구, 업무상 배임 등 본안소송(가처분의 이행을 위해서 정식으로 소송 절차를 밟는 것)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법정 다툼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번 가처분 기각과 영풍 측의 소송 예고로 인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에 돌입했다.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분쟁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업계는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 경쟁력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확보에 따른 재무 부담에 더해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우리나라 국가 경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근데 경영권 싸움이 길어지면 그 기업이 망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등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권 분쟁 초기에 국민연금이 현 고려아연 경영진을 지지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고려아연을 세우고 키우는 데 50년이 더 걸렸다. 잘 만든 기업을 이렇게 무너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정희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