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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줄여 HBM 비중 늘리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격차 더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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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줄여 HBM 비중 늘리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격차 더 벌린다

HBM강한 면모 보이는 SK하이닉스, 레거시·HBM양극화 시장 상황에 유리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레거시 생산라인을 HBM 생산라인으로 변경해 HBM 생산 증대에 나선다. 레거시와 HBM 시장 상황이 양극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향후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4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PC와 모바일 시장에서 수요 개선이 지연되고 중국 공급사들이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등 D램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빠르게 DDR4 등에서 활용된 레거시 테크를 선단 공정으로 전환해 HBM 생산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D램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레거시 제품인 DDR4 8Gb 1Gx8의 8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보다 2.38% 하락한 2.0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상승 흐름을 보이던 가격이 하락으로 반전된 것이다.

여기에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공격적인 생산량 확대에 나서면서 공급 물량 증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통상 공급 물량 확대는 평균 판매가격(ASP)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영업이익 하락과 직결된다.
반면 HBM 시장은 넘치는 수요에 공급 물량이 부족한 모습이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충북청주에 M15X팹(반도체 생산공장)과 용인클러스터 건설을 추진중이지만 먼저 완공되는 M15X팹도 2026년에나 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당장 생산라인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레거시 생산 라인의 HBM 생산라인 전환인 것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3분기 30%대였던 전체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을 4분기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HBM비중을 높여 D램 시장과 HBM시장의 양극화 조짐 대응에 나서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매출 비중에서 HBM매출 비중이 SK하이닉스만큼 높지 못하다. 업계는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 79조원 중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매출이 23조원대로 이중 HBM매출이 약 15%를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는 어려워지는 D램 시장 상황에 삼성전자가 더욱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면서 “HBM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