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첫 분기 흑자를 냈음에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적자가 난 것은 주력인 정유·석유화학 부진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4분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완화 기대감과 난방수요 개선 등으로 조기에 회복이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연간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SK E&S와의 합병도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4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정유·석유화학 사업 4분기 전망에 대해 "정유 부분은 난방 수요 개선과 미국의 경제 성장,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정책으로 우호적 수급 환경이 이어져 견조한 정제마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사업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 주도의 내수 활성화 정책 가시화에 따른 스프레드(마진) 개선이 전망된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 석유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7608억원 감소한 영업손실 6166억원을 기록했다. 화학사업은 주요 제품 스프레드 하락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138억원 감소한 영업손실 14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SK E&S와의 합병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 민간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한 SK이노베이션은 강화된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해 미래 성장 동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해 합병의 효과가 가시화되는 오는 2027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및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도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시너지 창출 가속화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