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6일 알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은평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이날 공식 석상에 얼굴을 내밀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 회장과 MBK는 지난해부터 돌연 기업 지배구조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적대적 M&A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파트너인 영풍의 장형진 고문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오너로서의 책임 회피 문제와 환경오염 개선 외면 문제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대법원으로부터 카드뮴 유출 문제로 60일 간의 조업정지 확정판결을 받기도 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과거 김 회장은 투자 원칙으로 대상 기업이 현금을 원활하게 창출하는지, 또 업계에서 선두권 기업인지가 중요하다며 솔직하게 투자 기준을 제시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돌연 지배구조를 앞세우고 있는데 되레 연달아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회장이 건립 비용 절반을 기부해 도서관에 개인 이름을 새긴 것으로 놓고도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김 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개인의 기부는 법인과 다르게 세금이 공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 건립에 기부를 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앞서 2021년 개인 이름으로 기부한 이유에 대해 미국의 문화를 들면서 "개인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선 대부분 개인이 기부하고, 기부를 '선물(Gift)'이라고 표현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