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부문 1위 대만의 TSMC는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중국고객사들과 선긋기에 나섰다. TSMC는 최근 중국 고객사들에게 "오는 11일부터 7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의 발빠른 중국 기업 손절은 새롭게 집권하게 될 트럼프 정권을 의식한 조치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반도체산업 부흥을 위한 정책에 나설 경우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인텔 파운드리의 경우 애리조나주 팹(Fab)에서 1.8nm 공정 양산을 준비 중으로 알려진 선단공정 계획이 TSMC와도 큰 차이가 없다. 새롭게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 살리기에 나선다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인텔 등 미국기업간의 치열한 2위다툼으로 번질 수도 있다.
반면, HBM을 비롯한 D램부문은 파운드리부문에 비해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시장의 2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42.9%로 삼성전자가 1위, 34.5%로 SK하이닉스가 2위, 19.6%로 마이크론이 3위다. 지난해 HBM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로 1위, 삼성전자가 38%로 2위, 마이크론이 9%다. 국내기업들이 D램은 77.4%, HBM은 91%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파운드리부문처럼 마이크론 밀어주기에 나선다해도 HBM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HBM기술력이 떨어질 뿐더러 넘치는 HBM수요를 마이크론이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향력이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파운드리부문이 전무한 SK하이닉스에 비해 3분기 파운드리부문에서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가 트럼프 당선인의 반도체 정책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한 듯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파운드리는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며 "주요 고객사(엔비디아로 추정되는)의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고 말해 HBM비중 확대를 공식화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