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엔비디아 블랙웰 과열 논란…‘움찔’한 K반도체

글로벌이코노믹

산업

공유
0

엔비디아 블랙웰 과열 논란…‘움찔’한 K반도체

엔비디아, 블랙웰 과열 논란 불구 신제품 출시…서버랙 재설계에 나서
과열 사태, SK하이닉스·삼성에 큰 영향 미치지 않을 듯…과열문제 단기적·HBM 수요 여전


이달 초 SK AI 서밋에 전시된 엔비디아의 GB200 블랙웰 칩셋과 SK하이닉스의 HBM이 적용된 보드의 모습. 사진=장용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달 초 SK AI 서밋에 전시된 엔비디아의 GB200 블랙웰 칩셋과 SK하이닉스의 HBM이 적용된 보드의 모습. 사진=장용석 기자

인공지능(AI) 칩셋 전문기업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셋 과열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예의 주시하고 나섰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의 매출을 책임지는 대표 기업으로 삼성전자도 제품 공급을 노리고 있는 곳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개최된 슈퍼컴퓨팅 2024(SC24)에서 2개의 Arm 기반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와 4개의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한 GB200 NVL4를 공개했다. 이 플랫폼에 탑재된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셋이다.

최근 블랙웰이 탑재된 서버에서 과열 문제가 제기되면서 고객사들이 엔비디아에 서버랙 설계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엔비디아는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제품에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문제가 발생한 서버랙은 AI연산을 위해 캐비닛과 같은 형태의 구조물에 CPU와 AI칩셋들이 대량으로 결합된 장치다. 고성능의 칩셋이 탑재될수록 높은 열과 많은 전기를 소모하기 때문에 제대로 냉각되지 않으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엔비디아는 서버랙의 재설계에 나선 모습이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셋 72개가 탑재된 'NVL72' 플랫폼. 사진=엔비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셋 72개가 탑재된 'NVL72' 플랫폼. 사진=엔비디아

문제는 과열 문제로 인한 블랙웰의 납기 지연 가능성이다. 블랙웰의 공급에는 메모리가 필수적인데,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다. 납기가 지연될 경우 SK하이닉스의 HBM 매출도 동반 하락할 수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 문제와 연관됐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해 퀄테스트(품질검증)를 진행하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로 추정되는) 고객사의 퀄테스트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뤘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곧 HBM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게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블랙웰의 납품 지연이 생길 경우 삼성전자의 HBM 공급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일부의 우려에도 이번 사태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의 가장 큰 배경은 HBM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이미 내년까지 HBM이 품절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의 납품 지연이 발생한다 해도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유력하고 HBM의 수요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전 세계 HBM 시장 규모가 467억 달러로 올해보다 15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초 서울에서 개최된 ‘SK AI 서밋’에서 “HBM4 공급 스케줄이 약속됐는데 (엔비디아가) 이를 6개월 앞당겨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해 엔비디아의 HBM 수요가 여전함을 공개한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