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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역습 K철강 셧다운] 中공급 과잉에 석유화학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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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역습 K철강 셧다운] 中공급 과잉에 석유화학도 휘청

LG화학 PVC 생산라인 일부 초고중합도 PVC로 전환
롯데케미칼 말레이 합성고무 생산 법인 LUSR 청산
유가 하락, 대규모 증설 부담 완화로 업황 개선 전망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사진=연합뉴스.
중국발(發) 공급과잉에 휘청이는 국내 제조업은 철강 뿐만이 아니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도 수익성이 악화한 제품 일부 생산라인을 전환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해외법인도 정리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일부 제품 라인 전환,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전남 여수 공장 폴리염화비닐(PVC) 생산라인 일부를 초고중합도 PVC로 전환하기로 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풀이된다. 본격 생산 시점은 내년 1월이다. PVC는 건설자재에 쓰이는 제품으로,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을 말한다.

LG화학은 지난 3월 석유화학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 생산을 중단했다.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여수 2공장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2공장 에틸렌글리콜(EG)공장과 산화에틸렌유도체(EOA)4공장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 청산은 물론 중국 업체와 합작한 롯데삼강케미칼, 롯데케미칼자싱 지분도 전부 매각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든 것에 중국발 공급과잉이 겹쳤기 때문이다.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자급률 상승에 따른 공급과잉이 국내 업체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기업이 수출한 석유화학 제품을 중국이 재가공해 세계 각지로 수출하는 구조인데,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이 높아지자 이런 구조가 무너진 것이다. 현재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은 100%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 업황은 이르면 내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 화학 등 정통 에너지 산업에 대해 친화 정책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따른 유가하락과 중국의 재정정책에 따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업황 회복을 논하기는 조심스러우나 유가 하락과 대규모 증설 부담 완화, 중국 부양책 효과 누적 등에 근거해 바닥을 지나 2025년에는 2024년 대비 보다 개선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내 업체들은 이차전지 소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불황에 빠진 기존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LG화학은 자동차용 접착제 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2030년 수천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초임계 열분해와 차세대 단열재 에어로젤 공장 가동도 앞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 5개 전략사업단위의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