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DS부문장, 대표이사,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임하게 됐다. 이는 전 부회장이 행사하게 될 권한이 더욱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전 부회장에게 사실상 반도체부문의 개혁을 위한 전권을 부여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전 부회장은 취임부터 조직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을 땐 ‘시황 탓’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치 않을 것을 강조했다. 8월엔 사내게시판 글을 통해 삼성전자의 조직문화를 비판하며 메모리사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토론문화를 재건할 방침임을 공고했다.
3분기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에 대한 인사도 주목할 부분이다. 새롭게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맡은 한진만 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를 재건해야 한다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설하고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을 임명해 지원사격 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크게 새로운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번 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사 개혁을 통한 분위기 반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변화의 폭은 업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 환경과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는 인사정책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대외적으로 삼성전자가 새로운 비전을 보이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