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대형선박에 관한 자율운항·원격제어 통합 실증에 성공하며, 선원 없이 원격 제어하는 '자율운항 3단계' 상용화에 성큼 다가섰다.
HD현대는 최근 8000TEU급 컨테이너운반선에 자율운항·원격제어 기술을 적용해 통합 실증을 수행하며 한국선급(KR)과 라이베리아기국(LISCR)으로부터 기본 인증(AIP)을 잇달아 획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실증을 통해 HD현대는 계열사 '아비커스'의 자율운항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과 HD한국조선해양의 자체 개발 원격제어솔루션을 활용한 통합 원격제어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원격제어솔루션은 원격 조타와 선속 제어 뿐만 아니라 선박 운영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해 항해 중 발생할 수 있는 통신 지연과 돌발 상황,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는 솔루션이다.
특히, HD현대는 이번 실증에서 세계 최초로 대형상선에 복수 원격운영센터(ROC) 간 제어권 전환 기술을 적용해 선보였다. 이 기술은 선박이 장거리 항로를 운항할 때 하나의 ROC에서 다른 ROC로 제어권을 전환해 원격 운항의 연속성을 확보하게 해준다. 이번 실증에서는 울산 HD현대중공업에 위치한 통합 디지털 관제센터와 경기도 성남시 소재 HD현대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의 디지털 융합센터 사이에서 제어권이 성공적으로 전환됐다.
한편, 현재 자율운항 선박은 선원법과 항만법, 해상교통안전법 등의 규제로 인해 실증이 어려운 환경이다. HD현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는 ‘첨단산업 분야 기획형 규제 샌드박스 사업’을 통해 조건부 승인을 획득했다. ROC 조종과 혼잡해역 내 충돌 회피 등 선박 자율운항과 관련한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증을 통해 자율운항 및 원격제어 기술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국제해사기구(IMO) 등 글로벌 제도와 규제에 기민하게 대응해 자율운항 기술의 국제 표준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