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다변화와 수익성 개선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공장 인수로 고객사 다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합작공장이 단독공장으로 바뀜에 따라 다른 완성차 업체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유력한 후보로는 일본 토요타가 거론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토요타는 2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공장의 투자와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있는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M은 투자했던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회수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GM은 전기차 사업에서 제대로 된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내년 100만대 전기차 판매 목표를 철회했다. 전기차 사업에서 제대로 된 수익도 내지 못하고 있다.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GM이 자본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며 "회수되는 10억달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긍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GM이 가진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데 최소 1조원이 필요한 만큼 재무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시장이 캐즘으로 실적이 악화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 자금 지출로 인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들어서며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제외하면 3분기 연속 적자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며 "당초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있다. 다른 국가보다 인건비가 비싸고 노조들의 입김도 상당한데 여기에 들지 않아도 될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기에 최근 전기차에 비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시장 상황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이미 보조금을 제외하면 적자인데 부담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LG엔솔, GM과 각형 배터리 개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이날 함께 발표한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도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날 양사는 "14년 동안 이어진 굳건한 파트너십의 또 다른 결실"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개발되는 각형 배터리는 향후 GM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나섬으로써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업계 유일한 '3대 폼팩터' 전략 체계를 갖췄다. 미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또 한 번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GM은 삼성SDI에서만 공급받던 각형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에서도 공급받으며 공급망 다변화를 이뤄냈다.
다른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각형 배터리에 대한 니즈가 커졌고 이에 따라 GM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