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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총 철회…박정원 회장 지배구조 개편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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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총 철회…박정원 회장 지배구조 개편 무산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 처리 불발
계획 발표 후 8월에 이어 2번째 무산
박상현 대표 "성원 보낸 주주께 죄송"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그룹이미지 확대보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그룹
두산에너빌리티가 오는 12일 열기로 한 임시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박정원 회장이 추진해온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됐다. 7월 관련 계획을 발표하며 추진되기 시작했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여러 차례 진통을 겪으며 임시주총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이에 따른 파장이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할 임시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임시 주총에서는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이 다뤄질 예정이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개편안이 통과되면 두산밥캣 주인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로 바뀐다. 원전 시장 수요에 발맞춰 투자를 진행하고 비슷한 사업을 하는 자회사들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분할합병 비율을 놓고 반발했고 이에 두산그룹은 지난 8월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2달 뒤인 10월 문제가 됐던 합병비율을 상향 조정하며 구조 개편을 재추진했지만 결국엔 다시 철회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임시 주총을 철회한 것은 국민연금 결정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6.85%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전날(9일) 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주총회 안건 중 두산로보틱스와의 분할·합병 계약서 승인의 건에 대해 '찬성'을 결정을 내렸지만, 조건을 제시했다.

이날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주식 매수 예정가액보다 높을 때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이들의 주식 매수 예정가액은 각각 2만890원, 8만472원이다. 이를 두고 시장은 국민연금이 '기권'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이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3시 20분 기준 1만7210원, 5만2300원이다. 모두 주식 매수 예정가액을 밑돌았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날 4차 주주 서한에서 "갑작스러운 외부 환경 변화로 촉발된 시장 혼란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회사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을 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