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전날(14일) 재적 국회의원 300명 중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를 얻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이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와 권한은 즉시 정지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았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께서 불안해하시거나 사회질서가 어지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도 흔들렸다. 4일 이후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총 144조원 증발했다. 코스피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보다 큰 시총이 날아간 셈이다. 주가 하락으로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철회했다. 정부 지원과 역할이 중요한 석유화학, 철강, 방산 업계도 비상계엄과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당시 주요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탄핵이든 뭐든) 얼른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는 것을 전제로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면 이전 정부의 경제 정책 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기업 경영 환경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당분간 투자를 뒤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시계 제로(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인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과감하게 투자를 하겠냐"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인 상황"이라며 "외교, 통상, 산업 부문 등이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당장 다음달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IRA 폐지 또는 축소를 시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내달 트럼프 2번째 행정부가 출범한다. 한국과 미국의 협상 테이블에 IRA 등 올라갈 사안들이 많은 상황에서 발생한 리더십 공백"이라며 "누가, 어떻게 미국과 대화하고 협상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기업들의 불안감을 커질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후의 결정타, 견딜 수 없는 마지막 한계를 말하는 '마지막 지푸라기가 낙타의 등을 부러뜨린다'라는 속담이 있다"며 "우리 경제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