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이 내년으로 미뤄진 가운데 KDDX 사업에 참여하려는 조선사의 보안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방사청은 최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KDDX 기본설계 제안서를 작성하면서 개념설계 내용 일부를 승인 없이 이용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방첩사는 이 문제에 관해 조사를 시작했다.
KDDX 사업이 거듭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방사청은 이번 조사와 상관없이 KDDX 사업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방첩사가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이번 조사가 KDDX 사업 진행 방식과 일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일부 직원의 KDDX 관련 내용을 회사 내부망에 공유해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방사청은 임원 등 경영진의 개입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HD현대중공업의 상세설계 입찰을 제한하지 않았다. 이에 관해 한화오션이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했고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의 기자회견 내용을 두고 명예훼손이라며 맞고소했다. 11월에야 양사는 서로 고소를 취하하고 화해했다.
다만 경쟁 관계가 그대로라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사업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방산업체 선정을 신청해놨다. 방사청은 방산업체 선정 결과에 따라 상세설계·초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중 하나로 결정할 전망이다.
방사청 측은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등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내년 초 결정할 것”이라며 “이 결과에 따라 상세설계와 함정 건조, 해군 측 인도 시기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사들이 해외 사업에서 ‘원팀’으로 간다고 했지만 국내 사업에 대해서는 아직 원팀이 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안문제 때문에 KDDX 사업의 의사결정이 지연됐지만 별도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KDDX로 함정 6척을 건조해야 하기 때문에 방사청도 사업 지연 최소화에 집중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