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로 경제단체를 초청한 간담회에서 한경협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참석했다.
반면 정부 측이 마련한 간담회에는 한경협이 초청받고 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전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주재한 경제6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외환시장 안정화와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 마련 등의 의견을 전달했다. 최 부총리가 지난 4일 주재한 간담회에도 한경협은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한경협이 과거 위상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4대 그룹의 재가입이 현실화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회비 납부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경우 8월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전자 등 계열사 4곳에 회비 납부를 사실상 승인했다.
국내 현안부터 민간 외교에 이르기까지 재계의 맏형 역할도 되찾은 모습이다. 한경협은 지난달 21일 상법 등 각종 법안에 대한 우려를 담은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는 자리를 주도했다. 10월에는 한경협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해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 준비를 논의했다. 이달 10일(현지 시각)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상공회의소와 한미재계회의를 열고 양국 간 협력 메시지를 냈다.
여전히 입법부와 한경협 간 소통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경협은 입법부와 재계 간 소통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