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재무 특약조건 미준수 사유 발생에 대한 협의를 위한 사채권자 집회에서 공모 회사채 14개 실적 관련 재무특약 조정이 가결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로써 앞서 롯데케미칼이 재무 특약 미준수로 발생한 EOD 사유는 불발생한 것으로 간주됐고, 사채관리계약 제2-3조 제2호(재무비율 등의 유지)도 삭제됐다.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도 한풀 꺾였다.
앞서 지난달 롯데케미칼은 2013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EOD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롯데케미칼은 사채관리계약상 유지해야 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3개년 평균 이자 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200% 이하로 유지해야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하며 상각전영업이익 5배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3분기 기준 롯데케미칼의 이자보상배율은 4.3배에 그쳤다. 부채 비율은 약 75%였다.
이날 재무특약 조정이 집회에서 원활하게 가결된 것은 롯데케미칼에 대한 신용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앞서 시중은행 4곳과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 보강을 위해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또 잠실 롯데타워를 담보로 제공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 또한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신용 보강에 도움을 줬다. 롯데케미칼은 10월 기준 활용 가능한 보유 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보유하고 있다.
성 CFO는 "채권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신 부분이 바로 신용 보강이었다"며 "저희 신용보다 높은 은행권 신용이 보강됐기 때문에 사채권자들이 다 만족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저희들이 주가수익스와프(PRS) 등 자금 조달할 수 있는 여러 상품 등을 사전에 만들어 놓은 것들이 있다"며 "내년 부채 비율은 개별 기준에서 조금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입금도 조금 더 낮아지게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향후 롯데케미칼은 에셋라이트 전략(자산 경량화) 방향에 따라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사업 매각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사채권자집회 공고와 공시 이후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