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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주총 'D-30'…치열한 신경전 펼치는 고려아연·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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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주총 'D-30'…치열한 신경전 펼치는 고려아연·영풍

고려아연 임시주총 내년 1월 23일 개최
주총 한달여 앞두고 양 측 치열한 공방
비밀유지계약 위반, 자사주 등 논란 계속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각사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영권 분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은 비밀유지계약(NDA), 자사주 대차거래 등 의혹을 제기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추가 지분 확보로 영풍 측이 과반 지분 확보에 다가선 가운데 임시주총 전까지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이들의 싸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한달여 앞둔 지난 20일 임시주총 주주명부도 폐쇄됐다. 이런 상황에서 영풍 측과 고려아연 측은 서로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임시주총에서 더 많은 표심을 얻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먼저 이들은 MBK가 고려아연과 맺은 '비밀유지계약 위반' 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MBK는 2년 전 고려아연 신규 투자를 검토했다. 당시 MBK의 스페셜시튜에이션스 부문은 고려아연으로부터 '트로이카 드라이브' 관련 자료를 받고 투자를 검토했다. 하지만 최종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계약은 올해 5월 종료됐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MBK가 비밀유지계약 기간 내에 경영권 인수를 위해 영풍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트로이카 드라이브 관련 자료를 토대로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비밀유지계약 위반과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에 대해 조사와 검사가 필요하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도 제출했다.
반면, MBK는 비밀유지계약를 체결한 스페셜시튜에이션스와 인수합병(M&A)을 담당하는 바이아웃 부문이 분리됐다는 입장이다. MBK는 "바이 아웃 부문은 2년 전 고려아연 투자 검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쟁점은 '자사주 대차거래' 의혹이다. MBK가 제기한 것으로 고려아연 측이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있지 않아 대차거래가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대차거래는 주식 보유자가 일정 수수료를 받고 해당 주식을 차입하고자 하는 차입자에게 대여하는 것을 말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데 자사주를 타인에게 빌려주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은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은 "자사주 대차거래가 있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했다"며 "영풍 측이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상황을 임의로 만들어 고려아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의도"라고 했다.

이들은 MBK의 고려아연 투자 주체 핵심 경영진이 '외국인'인지, '내국인' 인지를 두고도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신경전은 내달 주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서로에게 흠이 되거나 유리한 주장을 내세워 주주들의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한 것이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