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숨돌릴 틈 없는 한 해를 보낸 항공업계는 새해 국내 항공 수요 불황과 글로벌 합종연횡에 분주히 대비하고 있다. 국내 정치 불안이 진화되지 않은 가운데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라는 변수가 맞물리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4년여 만에 최종 성사됐다. 향후 약 2년간은 기업 문화 융합과 마일리지 통합 등 화학적 결합을 거쳐야 한다. 글로벌 10위권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난 대한항공은 시스템 통합과 노선 스케줄 조정 등의 시너지 전략과 마일리지 통합방안 마련 등 올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올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출범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전화 인터뷰에서 "국내 유일 메가캐리어는 탄생했지만 올해 항공업계 전반 노선 정리가 이뤄지면 공급이 이전보다 줄어든다"며 "구조적 개편 흐름이 본격화되는 2025년부터는 대형항공사와 LCC 모두 공급이 감소하고 수요가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뚜렷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항공업계의 중·장기적 흐름과 관련해 "우리나라 20~30대 인구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실제 여행 빈도수가 가장 낮은 연령대인 60~70대가 크게 늘어나 항공 여행 가용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대형 참사는 개별 항공사의 문제를 넘어 국내 항공·여행업계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참사 이후 LCC에 대한 이용객의 불안감과 '항공기 포비아(공포증)'이 커져 연시 특수를 기대했던 항공·여행업계에 한파가 몰아쳤다.
이윤철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LCC는 대한항공 통합으로 기회의 창이 열리는 한편 급격한 산업 재편이 이뤄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제주항공 사고 여파로 국내 수요는 초기에는 위축될 수 있으나 글로벌 흐름에 맞춰 증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