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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인류 진보’ 구상으로 로봇 시장 ‘톱티어’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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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인류 진보’ 구상으로 로봇 시장 ‘톱티어’ 향한다

2030년까지 로봇으로 그룹 매출 20% 목표
로봇 기업 인수 결단…’신형 아틀라스’ 성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인 로봇
“자동차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가장 잘 만들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2024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2024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선견지명이 다시 한번 통했다. 정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지목한 로보틱스에 테슬라, 삼성전자 등 국내외 기업들이 모두 뛰어들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로봇 사업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2019년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다. 당시 정 회장은 1인 1로봇 시대를 예고하며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 곁에서 상시 도움을 주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한 뒤 그는 곧바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정 회장은 2021년 6월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현대차그룹의 핵심 미래사업으로 로보틱스 분야를 지목했다. 스마트폰의 자리를 로봇이 대체하는 미래비전을 제시하면서 향후 로보틱스 분야가 현대차그룹의 중요한 일감이 될 것으로 예고했다.

정 회장이 이처럼 로봇틱스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로봇을 활용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인류의 진보를 도모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CES 2022에서 "로보틱스는 꿈이 아닌 현실이다.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자신의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정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현대차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첨단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웨어러블 로봇부터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첨단 로봇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4족 보행 로봇 개 ‘스팟’으로 유명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의 인수 이후에도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켰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4월 누워있다 일어나고 몸통을 한 바퀴 돌리는 등 관절 움직임이 자유로운 신형 아틀라스의 모습을 공개했다. 11월에는 작업장에서 움직임이 자유롭고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신형 아틀라스의 작업 장면을 선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사람이 몰래 물건의 위치를 다른 데로 옮겨도 혼돈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수준이 고도화됐다. 스팟도 건설·산업현장 곳곳을 누비며 안전성 문제점을 잡아내는 역할로 쓰이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가 카메라를 통해 부품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가 카메라를 통해 부품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의 구상은 단순히 로보틱스 사업 1위가 아니다. 휴머노이드 같은 첨단 로봇을 접목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1위가 되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말 그대로 인간처럼 작업을 수행하려면 주변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고 앞으로 할 일을 알아서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로봇들과 알아서 협동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는 자동차의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기술과 흡사하다.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이고 유연하게 움직이고, 지상과 공중을 가리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도 첨단 배터리와 자동차 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삼는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 같은 모빌리티 기업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최신 배터리와 주행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휴머노이드 로봇과 기반 기술이 대부분 유사하다”며 “이들이 인공지능(AI)와 비전(주변 감지) 기술로 작업과 움직임을 고도화하고, 지상·공중을 포괄하는 움직임을 요구하는 첨단 로봇의 개념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연진·정승현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