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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군함, 동맹 이용” 다시 언급...HD현대·한화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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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군함, 동맹 이용” 다시 언급...HD현대·한화 기대감↑

美 라디오 인터뷰서 거론
中 해군력 부상 견제 필요성
조선 기술 우수한 韓 조선
美 해군 MRO 발 들인 양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 USA 아메리카페스트'에서 청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 USA 아메리카페스트'에서 청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6일(현지 시각)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동맹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재차 드러내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해군 전력의 부족과 중국 조선업 견제 필요성을 같이 거론한 만큼 핵심 동맹인 한국에서 함정·잠수함 건조 기술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수혜가 가시화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정치적 보수 성향을 띠는 라디오쇼 진행자 휴 휴잇(Hugh Hewitt)과 인터뷰하며 “미국은 선박 건조가 다시 시작되길 원하고, 선박 건조 면에서 아마 동맹국들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해군과 관련한 매우 좋은 소식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와 기업을 상대로 미국에 투자하라고 요구하는 ‘미국 우선주의’ 색채가 반도체와 자동차 등 다른 산업군과 달리 조선 산업에서 유독 옅은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미국의 취약한 조선업 기반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해군력을 견제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6월 기준 중국이 234척의 함정을 운영해 세계 최대의 해군 전력을 보유한 반면, 미국의 함정은 219척에 불과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CSIS는 “미 해군 지배력의 감소는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수출용 잠수함(HDS-2300)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수출용 잠수함(HDS-2300)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이러한 미 해군력과 조선업에 대한 우려는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며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함정과 잠수함 등 해군 전력에서 우위를 보여온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이미 미국 해군의 관심을 받아왔다. 양사는 지난해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입찰 자격을 얻었다. 이후 한화오션은 ‘월리 쉬라’함과 ‘유콘’함을 정비하는 MRO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도 올해 MRO 입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함정뿐만 아니라 민간 선박 시장에서도 한국이 동맹국 가운데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영국의 해양 연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국이 총 1092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신규 선박 건조 물량을 수주해 2위에 올랐다. 1위는 4177만 CGT를 수주한 중국이 차지했지만, 한국은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수주 실적을 내 기술 경쟁력 우위를 이어왔다.

다국적 금융기관 ING는 지난달 16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조선업은 사실상 쇠퇴했기에 미국이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해외 발주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전투함 건조 능력을 보유한 한국이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3000톤(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2021년 8월 13일 대한민국 해군에 인도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오션이 건조한 3000톤(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2021년 8월 13일 대한민국 해군에 인도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