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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직접 투자'로 美 철강 겨냥…일본제철과 다른 길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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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직접 투자'로 美 철강 겨냥…일본제철과 다른 길 걸어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난항과 대비
매력적인 미 철강시장 노리는 철강기업
트럼프 취임과 맞물려 양사 행보 주목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전경. 사진=현대제철이미지 확대보기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과 일본제철이 북미 철강 시장 접근법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제철은 미국 현지 기업 인수를 추진하다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현대제철은 현지 생산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같은 전방산업의 수요가 큰 동시에 철강산업 무역장벽이 높은 미국 철강 시장을 철강사들이 어떻게 공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등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제철소를 짓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를 비롯해 주정부 여러 곳과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제철은 이날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현대제철의 투자 검토는 현지기업 인수 전략을 선택한 일본제철과 방향이 다르다. 일본제철은 2023년 US스틸 주식을 약 141억달러에 전량 인수하기로 했지만, 미국 정치권과 철강업 노동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최종 불허했다.

현대제철과 일본제철이 노리는 것은 미국 시장의 철강 수요와 관세장벽 극복이다. 미국은 자동차를 비롯한 전방 산업의 성장세 때문에 제조업 생산 수요가 큰 반면 원자재 공급이 부족하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게도 뒤처져 철강 산업의 기반이 취약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대선에서 미국 철강업 부활을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이유다. 하지만 미국 철강업을 보호하기 위한 쿼터제와 보편관세 같은 무역 장벽 때문에 한·일 등 철강기업들은 수출을 늘리지 못했다.

미국 내 투자를 강조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을 앞두면서 미국시장에서 두 철강사의 성패가 어떻게 변할지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전부터 줄곧 해외 기업들의 미국 직접 투자를 줄곧 주장해왔다. 지난 대선 때는 미국 철강산업을 부활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막아낸다는 메시지도 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환경연구실장은 “과거와 달리 철강사들이 철강재 공급 능력이 부족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수요가 많은 시장을 겨냥해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며 “탄소국경조정제도 같은 친환경 규제와 쇳물 생산지를 따지는 무역 장벽 때문에 현지 원재료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