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사업, LG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5년간 50조원 이상 투자 계획
“인공지능(AI)과 스마트 솔루션, 건강한 삶과 깨끗한 지구를 만드는 바이오, 클린테크까지 그룹 곳곳에서 싹트고 있는 혁신의 씨앗들이 미래의 고객을 미소 짓게 할 반가운 가치가 될 것이다.”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제시한 미래 청사진이다. 구 회장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LG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앞으로 5년간 5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AI 기능을 갖춘 ‘LG 힐링미 오브제컬렉션 안마의자 아르테UP(업)’을 출시하는 등 출시 제품에 AI 기술을 결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TV·냉장고·세탁기·청소기 등 주력 분야라고 할 수 있는 가전제품에서 다양한 AI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의 AI 기술 핵심에는 구 회장이 2020년 설립한 LG AI연구원이 있다. 최근 LG AI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챗 엑사원' 팝업 행사를 개최했다. 챗 엑사원은 거대언어모델(LLM)인 엑사원 3.5를 기반으로 하는 업무 보조 AI 플랫폼으로 이를 활용하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LG그룹은 AI 일상화를 위한 데이터 연구개발 분야에 2026년까지 총 3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분야에선 LG화학이 신약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앞세워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중심의 신약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생명과학사업본부는 미국 바이오 기업 아베오를 인수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연구개발(R&D) 비용에 3320억원을 투자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사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클린테크 분야에선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의 육성을 추진 중이다. LG전자가 10년 가까이 진행해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축소하고 AI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최근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 산하의 ESS사업담당은 ESS사업지원태스크로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보이면서 LG전자는 지난해 대용량 칠러 시장에서 세계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LG그룹은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ABC 분야 신규 임원 비중을 23%까지 끌어올려 인력 보강을 실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기존 △생활가전 및 에어솔루션(H&A) △홈엔터테인먼트(HE) △차량용 부품 솔루션(VS)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부 체제를 △생활가전 솔루션(HS)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솔루션(MS) △차량 솔루션(VS) △에코 솔루션(ES) 사업본부 체제로 개편해 ABC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