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의결 제도는 법 위반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피해구제, 거래 질서 개선 등 자진시정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위법행위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온라인 쇼핑몰 ‘카카오 선물하기’에 입점한 납품업자에게 상품의 배송과 관련해 무료(배송비용 포함), 유료, 조건부 무료 등 선택권을 부여하지 않고, 배송비용을 판매가격에 포함해 표기하는 무료배송(배송비용 포함) 방식만을 강제했다. 이후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판매수수료를 책정해 납품업자로부터 수취했다.
이에 공정위는 카카오가 배송비용까지 포함해 수수료를 수취한 행위 등에 대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해당 동의의결 신청의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납품업자가 자신의 사업적 판단에 따라 상품가격에 배송비용을 포함할지 여부 즉, 배송유형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확대한다.
현재까지는 배송비용까지 포함한 판매가격을 설정한 후 판매가격 전체를 기준으로 판매수수료를 산정하는 무료배송 방식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경영상 유·불리를 고려해 판매가격과 배송비용을 별도로 설정한 후 판매가격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책정하는 유료배송 방식 등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또 납품업자가 기존 무료배송에서 유료배송으로 전환하더라도 소비자는 추가적인 부담 없이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의 구매가 가능하다. 기존에 배송비용까지 포함돼 판매됐던 상품이 상품가격과 배송비용으로 구분돼 소비자의 화면에서 보여질 뿐, 소비자는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카카오는 납품업자에 대한 각종 수수료 및 마케팅 지원방안도 제시했다. 납품업자의 수수료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전자지급결제대행 수수료(PG 수수료) 인하 △위탁판매 수수료 동결 △배송비용에 대한 결제대금 수수료 미부과 등의 방안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마케팅을 위해 △할인 마케팅 진행 및 할인금액 보전 △광고를 위한 무상캐시 지급 △맞춤형 컨설팅 △기획전 개최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최소 92억원 상당을 지원한다.
납품업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소속 임·직원에 대한 공정거래교육 실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도입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에 공정위는 사건의 성격,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의 거래질서 개선 효과, 거래상대방인 납품업자 보호, 예상되는 제재 수준과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해당 사건은 납품업자들이 무료배송 방식을 더 선호하는 최근 경향, 다수의 온라인 사업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납품업자가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입점한 상황, 카카오가 제시한 시정방안을 신속히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납품업자에게 이익이 되고 거래질서 개선이라는 공익에도 부합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시 결정은 2022년 7월 대규모유통업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온라인 쇼핑몰에 적용된 최초의 사례”라며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함으로써 소비자의 부담 증가 없이 납품업자의 권익을 증진하고 거래질서를 개선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또 “빠른 시일 내에 카카오와 함께 시정방안을 구체화하여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한 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다시 소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