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 3조7545억원, 영업손실 2567억원 달성
미국 IRA 보조금 898억원으로 다른 업체보다 적어
실적 반등은 경영 불확실성 해소되는 하반기 예상
삼성SDI가 지난해 부진한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다른 배터리 업체와 비교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의존도는 낮아 같은 적자를 냈어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는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을 예상하며 수요가 크게 늘어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IRA 보조금 898억원으로 다른 업체보다 적어
실적 반등은 경영 불확실성 해소되는 하반기 예상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6조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을 실현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76.5% 줄었다. 사업양도 결정에 따라 중단영업손익으로 분리한 편광필름 사업을 포함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8857억원, 4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7545억원, 영업손실은 256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28.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삼성SDI가 분기 적자가 난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누적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898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467억원, 2분기 79억원, 3분기 103억원, 4분기 249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1조48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7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분기 적자가 나기는 했지만,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다른 업체와 비교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5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전 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683억원을 기록했다. ESS용 배터리는 미주 인공지능(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판매가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등은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영향으로 주요 고객들의 재고 조정에 따라 매출이 줄었다.
삼성SDI는 올해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김종성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실적 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수요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영향으로 주요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하반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삼성SDI는 성장 가능성이 큰 ESS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주지역 ESS 수요는 인공지능(AI) 산업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로 앞으로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 효율 제고와 전기차용 라인의 ESS 전환을 통해 지난해 말 대비 20% 이상의 캐파 증량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 거점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SDI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2024년 보통주 기준 주당 1000원, 우선주 기준 주당 105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삼성SDI는 중장기 성장을 위한 시설투자로 배당 재원인 잉여현금흐름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2025년부터 3년간 현금 배당을 미실시하고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데 재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