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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혼다-닛산 초대형 합병에서 이탈? "독립 유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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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혼다-닛산 초대형 합병에서 이탈? "독립 유지할 듯"

일본 자동차 업계 지각변동… 미쓰비시, 단독 행보 결정?
미쓰비시 일렉트릭 로고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미쓰비시 일렉트릭 로고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혼다와 닛산이 지난달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의 대대적인 재편이 예고됐다. 하지만 미쓰비시가 해당 합병에서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혼다와 닛산은 지난달 23일 새로운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공식 발표에서는 미쓰비시의 참여가 언급되지 않았으나, 같은 날 공개된 별도의 문서에는 미쓰비시도 합병 검토에 나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쓰비시는 혼다-닛산 합병에 대해 "참여, 개입 및 시너지 공유를 탐색하겠다"고 발표하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 경제지 요미우리신문은 미쓰비시가 결국 합병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혼다-닛산이 새롭게 설립하는 지주회사에 합류하는 대신, 독립 브랜드로 남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는 해당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공식 성명을 통해 "아직 모든 옵션을 평가 중"이라며 합병 참여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현재 미쓰비시의 기업 구조를 감안하면 상황이 복잡하다. 닛산은 미쓰비시의 최대 주주로 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닛산 자체도 르노와 상호 15%의 지분을 교환한 관계다. 이처럼 얽혀 있는 주주 관계 속에서 미쓰비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혼다는 합병 과정에서 르노의 개입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3일 혼다-닛산 합병 발표 당시, 르노는 "그룹과 이해관계자의 최선의 이익을 고려해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미쓰비시는 다음 달 3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합병 참여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설령 미쓰비시가 단독 행보를 결정하더라도, 혼다-닛산이 미쓰비시의 기존 지분 구조를 활용해 협력 관계를 이어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번 합병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 닛산·르노 회장 카를로스 곤(Carlos Ghosn)은 지난해 8월 인터뷰에서 "혼다는 이번 합병을 통해 닛산과 미쓰비시를 사실상 인수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혼다가 규모 면에서 닛산과 미쓰비시보다 크기 때문에 새로운 지주회사에서 ‘운전석(Driver’s seat)’에 앉게 될 것"이라며 혼다의 지배력이 커질 것을 경계했다. 혼다는 현재 전 세계 연간 판매량이 약 400만 대 수준으로, 닛산(350만 대)과 미쓰비시(80만 대)를 합쳐도 혼다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혼다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합병 이후에도 브랜드별 독립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설명만 내놓은 상태다.

한편,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또 다른 거대 기업인 토요타는 이번 합병 논의에서 처음부터 배제되었다. 토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토요타는 혼다-닛산 합병 논의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반독점법(anti-monopoly law)으로 인해 토요타까지 포함한 초대형 합병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토요타는 이미 스바루(20%), 마쓰다(5%), 스즈키(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이하츠를 100%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혼다-닛산까지 합쳐진다면 독점 문제로 인해 글로벌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혼다-닛산 합병이 본격화되면서 일본 자동차 산업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쓰비시가 과연 단독 생존 전략을 선택할지, 아니면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 구조를 모색할지 주목된다.

미쓰비시는 오는 2월 3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합병 참여 여부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혼다-닛산 합병의 최종 구조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쓰비시가 독립을 선언하면, 일본 자동차 업계는 혼다-닛산 연합 vs. 미쓰비시 vs. 토요타 중심 그룹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미쓰비시가 지분 형태로라도 합류한다면, 혼다-닛산-미쓰비시 연합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강력한 신흥 연합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일본 자동차 산업이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가운데, 미쓰비시의 최종 선택이 업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