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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HBM매출 전분기比 1.9배 성장…HBM4 하반기 양산 목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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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HBM매출 전분기比 1.9배 성장…HBM4 하반기 양산 목표(종합)

美수출 통제 등으로 HBM 일시 판매 제약 예상…휴머노이드 등 첨단 로봇 개발 속도
"트럼프 2기 면밀히 지켜보며 대응 방안 마련"…딥시크 등장에 "기회·위험 공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 개선 제품을 올해 1분기 말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6세대 제품인 HBM4는 올해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4분기에는 지정학적 이슈와 올해 1분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HBM3E 개선 제품 계획 영향이 맞물려 HBM 수요에 일부 변동이 발생했고 그 결과 4분기 HBM 매출은 당초 전망을 소폭 하회한 전분기 대비 1.9배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부터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4분기 다수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사와 데이터센터 고객에 HBM3E 공급을 확대했고 HBM3E 매출이 HBM3 매출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HBM3E 개선 제품은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미국 정부에서 발표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뿐만 아니라 당사의 개선 제품 계획 발표 이후 주요 고객사들의 기존 수요가 개선 제품 쪽으로 옮겨가며 HBM의 일시적인 수요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분기 이후 고객 수요는 8단에서 12단으로 기존 예상 대비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HBM3E 개선 제품을 고객 수요에 맞춰 램프업(생산량 확대)하는 등 2025년 전체 HBM 비트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HBM3E 16단의 경우 고객 상용화 수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16단 스택 기술 검증 차원에서 이미 샘플을 제작해 주요 고객사에 전달했다"며 "1c 나노 기반 HBM4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기존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생산확대를 추진하는 HBM에 대해 지난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남긴 사인.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생산확대를 추진하는 HBM에 대해 지난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남긴 사인. 사진=연합뉴스


메모리 업황에 대한 전망도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PC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서버도 GPU 공급 제약으로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의 과제가 지연되며 메모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D램의 경우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하고, 선단 공정 램프업을 지속해 DDR4와 LPDDR4의 비중을 줄이고 △HBM △DDR5 △LPDDR5 △GDDR7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DDR4, LPDDR4의 경우 2024년 30% 초반 수준이었던 매출 비중을 올해 한 자릿수 수준까지 가파르게 축소해 나갈 계획"이라며 "DDR4와 LPDDR4 공급 과잉 이슈가 당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낸드 수요는 지난 2년간 이어진 업계 내 보수적인 시설투자 집행과 최근 업계 전반의 감산 기조 확산으로 하반기 초부터 수급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의 경우 V8과 V9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중장기 제품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고 서버향 고용량 QLC 판매 비중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대선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따른 기회와 리스크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대비해 왔다"며 "향후 구체적인 정책 입안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사업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설한 미래로봇추진단을 중심으로 다목적 첨단 로봇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인류 미래사회 문제 해소, 삶의 경험 혁신,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로봇 개발 사업의 지향점으로 설정했다"며 "제조·서비스·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로봇을 개발하고 핵심 기술을 고도화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로봇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충격에 대해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기술 도입에 따른 업계의 변화 가능성이 항상 있고 현재의 제한된 정보로는 판단하기 이르다"면서도 "시장의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