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방산 3사 글로벌 시장서 영향력 확대
2023년 인수한 한화오션 특수선서 경쟁력 발휘
K9전차·장갑차 등 무기, 지역 가리지 않고 수출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과 조선' 투 트랙 주력 사업을 통해 한화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아버지 김승연 회장이 화약을 만들던 한화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금융·에너지 사업으로 확장했다면 김 부회장은 방산과 조선으로 또 다른 한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2023년 인수한 한화오션 특수선서 경쟁력 발휘
K9전차·장갑차 등 무기, 지역 가리지 않고 수출
3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 3사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2023년 한화그룹 품에 안긴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2379억원을 실현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잠수함 등 특수선 사업에서의 성장이 눈에 띈다. 영업이익 중 특수선 분야가 52%를 차지해 방산 분야가 흑자 전환에 크게 기여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특수선 경쟁력을 되찾고 방산 시장에서 새 기회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화오션은 2023~2024년 울산급 호위함 배치-III 5~6번함과 배치-IV 1~2번함 건조 사업을 각각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수주했다. 아울러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 장보고함 III 설계를 직접 맡아 올해부터 건조를 시작한다. 2027년부터 3척을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자격을 획득하고 관련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6척의 MRO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미 해군을 비롯해 상선 등 민간 선박 현지 시장까지 입지를 다지겠다는 목표다.
김 부회장의 전략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K2전차(폴란드), 유도로켓 비궁(미국), 레드백장갑차(폴란드),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중동) 등 지역과 제품을 가리지 않고 수출을 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화시스템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상당하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말 K11 사격지휘장갑차와 K9A1 자주포의 '두뇌'에 해당하는 사격지휘체계와 사격통제시스템을 이집트에 수출한다고 밝혔다. K9A1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해 수출하고 그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SW)를 한화시스템이 담당하는 식이다.
방산은 산업 특성상 하드웨어(HW)뿐만 아니라 SW 부문도 상당히 중요한 분야로 평가받는다. 무기 간 정보 교환과 호환성이 국방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 핵심 관료 출신이자 방산 전문가인 마이클 쿨터를 해외사업 총괄 대표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정부 주요 각료를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과 두루 소통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지기도 했다.
김정희 장용석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