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행보 본격화…美 스타게이트 프로젝트·AI·로봇사업 등서 M&A 추진에 나설 가능성
프랑크푸르트선언서 임직원 의식·개혁 본받아야…내부조직 인사·개편·노조문제 결단 필요
프랑크푸르트선언서 임직원 의식·개혁 본받아야…내부조직 인사·개편·노조문제 결단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불법 경영권 승계 관련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09032524056356ed0c62d4912242222121.jpg)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지만 1·2심때와 마찬가지로 법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3심은 법리상 문제를 서류상으로 판단하는 법률심으로 피고인 출석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그 동안 법원 출석 문제로 지장을 받아왔던 이 회장의 경영 활동 제약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해외행보가 본격화될 수 있다. 이 회장은 최근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5000억달러 규모의 미국내 AI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를 건설중인 삼성전자는 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 AI기술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삼성전자의 매출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직접 세일즈에 나설 수도 있다.
이외 삼성전자가 추진중인 AI산업을 비롯해 신사업으로 점찍은 로봇분야 등에서 인수합병(M&A)을 위한 움직임을 늘릴 가능성도 타진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한데 이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09032633098216ed0c62d4912242222121.jpg)
내부적으로는 임직원들의 단합된 의식과 개혁을 위한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 이를 위한 좋은 예로 평가되는 것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다. 이 선언은 임직원들에게 일하는 방식과 의식전환을 요구한 대표적인 일화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유명하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높은 불량률을 보였던 휴대폰을 모두 불태우는 등 임직원들의 의지·개혁을 추구했고 제품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했다.
삼성전자 사정도 당시와 유사하다.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DS)부문은 메모리 반도체부문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뺏기면서 지난해 3·4분기 연속 영업익에서 뒤쳐졌다. 파운드리부문은 경쟁력 저하로 고객사확보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4분기 2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설이 불거졌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지 못했다. 메모리사업부장과 파운드리 사업부장의 교체, 전영현 DS부문장을 부회장으로 승격해 반도체사업을 강화한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 회장이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들고 인적쇄신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된다.
지속해서 제기되는 노조리스크 해결을 위한 행보도 예상 된다. 삼성전자 최대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삼성전자와 임금협상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사상처음으로 총파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현재 3년치 임금을 협상중으로 이 회장의 리더십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위기라는 평가는 내외부적 측면이 크다”면서 “위기상황인만큼 이 회장이 발휘할 리더십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