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AI, 인간의 뇌 닮아갈 것…기술발전 점점 어려워져 기업 간 협력 중요성↑
이재용 회장, 루크 반덴 호브 아이멕 CEO 만날 예정…반도체 기술 협력 강화 행보
이재용 회장, 루크 반덴 호브 아이멕 CEO 만날 예정…반도체 기술 협력 강화 행보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을 겨냥해 포스트 AI 시대 패키징과 디자인 혁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을 19일 제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리딩 컴퍼니 자리에 다시 오르기 위해 전면적인 개혁을 선언한 만큼 이같은 전략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새롭게 사내이사로 선임된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규모 반도체 박람회인 '세미콘 코리아 2025'에 첫 기조연설자로 나서 포스트 AI 시대에 패키징과 디자인으로 성능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면서 기업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더 적극적으로 기술 협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송 CTO는 "포스트 AI는 인간의 두뇌를 모방하는 형식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80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온 AI기술은 34억년의 진화를 거친 휴먼 브레인(인간의 뇌)에 아직도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술적 한계를 패키지 기술이 극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서 "반도체 기술이 추구하는 퍼포먼스 증가와 저전력을 위해 디자인(업체)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송 CTO의 이 같은 설명은 전날 진행된 '아이멕 테크놀로지 포럼 코리아(ITF코리아)'에서 현상진 삼성전자 부사장과 이재연 SK하이닉스 부사장이 밝힌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독자적 개발로는 기술 한계에 부딪히면서 협력을 통해 효율적 개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AI기술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기업 TSMC와의 협력을 공식화했다. HBM4(6세대) 제품에 TSMC의 기술력을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달리 △파운드리 △메모리 △시스템 LSI △패키징 등 토털 반도체솔루션 기업을 표방하면서 협력 부문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었지만 이 같은 기조가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의 글로벌 반도체 연구소인 아이멕의 루크 반덴 호브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을 만나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아이멕의 반도체 기술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