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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글로벌 완성차 빅뱅] EV vs 내연차, 시장 확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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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글로벌 완성차 빅뱅] EV vs 내연차, 시장 확보 경쟁

미국 탈친환경 정책, 내연기관 재등판 기회
독일·일본 등 기존 강자 내연기관 통해 수익성 개선 나서
테슬라·현대차그룹, 전기차 활용해 신시장 확보 총력
인천항에서 수출용 선박에 선적을 기다리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이미지 확대보기
인천항에서 수출용 선박에 선적을 기다리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동차 규제와 내연기관 중심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혼란에 휩싸이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전기차 전환을 추진했던 완성차 업계는 최대 시장 기저 변화에 계획을 수정, 전기차와 내연기관 양쪽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현지 추가 투자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 탈퇴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겠다고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화석연료 시추·채굴량을 대대적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내연기관에 대한 전략을 다시 세우고 있다. 내연기관 시절 완성차 시장을 주도했던 일본과 독일 브랜드의 경우 내연기관 시장 재공략을 통해 그간의 적자를 메우고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과 미국 등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시장 수요가 주춤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재작년 대비 1% 줄어든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22% 안팎 늘었다.
작년 북미 전기차 판매량은 재작년 대비 10% 안팎으로 늘었다. 재작년엔 2022년 대비 49% 안팎 판매량이 늘었는데 성장률이 크게 꺾인 것이다. 북미 지역은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관세 같은 변수가 예고됐다. 전기차로 인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해온 독일 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내연기관 차 투자 강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매출의 30% 안팎이 나오는 중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어 이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반면 전기차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한 테슬라는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고 보다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추격하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를 활용한 시장 저변 확대와 신규 시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아이오닉9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 차는 3열이 있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모델이다. 이동 수단이던 자동차를 하나의 거주 공간으로 인식하고 여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같은 맥락에서 기아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시장을 조성하고 공략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올해 하반기 등장이 예고된 PV5를 시작으로 전기차의 새로운 활용성을 어필하고 신시장 구축을 위해 만전을 기할 전망이다.

테슬라가 혁신 이미지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수요를 확보했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이동 시에만 사용했던 자동차에서 공간 자체로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내연기관과 신시장 확보를 위한 전기차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며 시장을 공략하는 완성차 업계는 양쪽의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개발비용 증가로 인해 실적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우·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