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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 캐나다에 생산 거점 마련한 'K-배터리' 어려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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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 캐나다에 생산 거점 마련한 'K-배터리' 어려움 가중

미국 4일부터 캐나다·멕시코에 관세 부과
현지 생산 거점 있는 배터리 업체 영향권
LG엔솔, 포스코 등 올해 본격 생산 들어가
"상황 지켜보는 중…일희일비 하지 않아"
포스코퓨처엠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한 얼티엄캠이 캐나다 베캉쿠아에 건설하고 있는 연산 3만t의 양극재 공장 건설 모습. 사진=포스코퓨처엠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퓨처엠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한 얼티엄캠이 캐나다 베캉쿠아에 건설하고 있는 연산 3만t의 양극재 공장 건설 모습. 사진=포스코퓨처엠
북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한 국내 배터리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가 겹쳐서다. 업계는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 악화 등을 우려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4일(현지시각) 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두 국가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후 한달 간 유예 기간을 준 바 있는데 이를 그대로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2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관세부과를 예고했다.

이에 캐나다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일부 국내 배터리 업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기 위해 북미 지역에 생산 설비를 마련하기 위해 캐나다에 투자를 해왔는데 관세라는 또 다른 어려움을 마주한 것이다.

현재 캐나다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솔루스첨단소재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함께 온타리오주에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연간 생산 능력은 49.5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10월 모듈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셀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으로 퀘벡주에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공장 완공을 미뤘지만, 올해 5월 준공할 예정이다. 현재 1단계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동박 제조 업체인 솔루스첨단소재는 퀘벡주에 배터리용 동박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6년 양산에 들어간다.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관세가 부과된다면 가격 경쟁력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전에는 캐나다에서 생산한 배터리 등이 미국으로 수출될 때 관세가 거의 붙지 않았다. 이차전지 소재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악화 등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며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 일희일비하지는 않겠지만 (관세 부과가 되더라도) 그 안에서 더 나은 경쟁력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관세 부과의 이유가 '마약 유입' 차단인 만큼 현실적으로 부과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룻밤 사이에 관세 부과 시점이 바뀌었다. 너무 뒤죽박죽이어서 관세부과를 할지, 안 할지에 대한 현실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관세 부과의 핵심이 마약 유입인 만큼 (관세 부과)를 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근 "(관세는) 예견했던 시나리오 중 일부"라며 "그 영향을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