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일반인 가릴 것 없이 관심 높아
기술력 체감 위해 시각화·이색 체험 제공
"산업 동향 두 눈으로 보고 시야 넓히려 와"
기술력 체감 위해 시각화·이색 체험 제공
"산업 동향 두 눈으로 보고 시야 넓히려 와"

국내 최대 이차전지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가 개막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는 관람을 하러 온 사람들로 오전 부터 입구에 줄을 길게 늘어섰다. 배터리 산업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졌지만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연기관에 초점을 뒀지만 전동화 흐름이 조금 늦어질 뿐 배터리의 시간이 다시 올 것이라는 기대가 인터배터리 전시장을 채웠다.
캐즘 ‘직격탄’을 맞은 국내외 기업도 전동화가 대세가 될 미래를 바라보고 전시에 참석했다. 삼성SDI와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주요 3사를 비롯해 LG화학, 롯데 화학3사, LS그룹 6개사 등 한국 기업이 대규모 부스를 차렸다. 주변엔 BYD와 EVE 등 한국 배터리를 추격하는 중국 기업과 영국, 네덜란드까지 세계 각국 기업들이 인터배터리 전시회에 참가했다. 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총 172곳의 기업이 참가해 전년보다 57곳이 늘었고, 중국 셀 제조사들이 처음 참가했다.
직육면체 또는 원통형으로 생긴 배터리 겉모습으로는 기술력을 체감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업들은 폼팩터 다변화 흐름을 바탕으로 제조 과정과 적용 기술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원재료 확보부터 공정, 기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모습을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입구에 원통형 지름 46밀리미터(㎜) 배터리 시리즈(46형)와 셀 어레이 구조(CAS) 솔루션을 소개했다. 차세대 46형 배터리는 기존의 지름 21㎜, 길이 7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5배 이상 크다. 46형 배터리에는 CAS 기술을 적용해 성능과 안전성을 극대화한 배터리 팩 솔루션이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안전 기술 경쟁력을 선보였다. 배터리 패키지 내 다른 셀로 비정상적 열이 전달되지 않도록 물리적으로 막는 열전파 차단 기술과 화재 위험성 자체가 낮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대표적이다. 삼성SDI와 협력 관계를 강화해온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랩이 개발한 로봇 달이(DAL-e)와 모비디(MobED)도 현장에 공개했다. 이 로봇에는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했다.

SK온은 이번에 처음으로 원통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전시하며 파우치형과 각형, 원통형 등 3대 폼팩터 모두 제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용매를 쓰지 않아 생산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건식공정을 비롯해 고분자 산화물 복합계·황화물계 배터리도 소개했다. 아울러 SK엔무브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액침냉각 기술을 설명해 배터리 성능을 뒷받침하는 기술까지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시장에 있던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소형 웨어러블부터 서버, 자동차까지 배터리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폼팩터 다변화를 내세우고, 다양한 모양 속에서 안전성과 성능, 생산성을 뒷받침하는 기술들을 개발해나가고 있다”며 “주요 3사를 비롯한 배터리 기업들은 산업의 기본적인 흐름을 잘 따라가면서도 공급 전략 같은 부분에서 자기 강점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두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LS일렉트릭과 LS 엠앤엠(MnM)을 비롯한 LS그룹 계열사들도 배터리를 포함한 전력 인프라 솔루션 역량을 선보였다. LS일렉트릭은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직류 패키지 설루션을 전면에 내놨다. LS MnM은 이차전지 소재산업에 대한 미래 비전과 미국시장 진출 전략을 선보였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 내 데이터센터는 납기, 퀄리티, 가격이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지도가 올라가고 물량도 늘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는 큰 건수가 생기지 않을까 조심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현·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