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美 전기로 제철소 건설 추진…58억 달러 투자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며 글로벌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자동차 강판에 특화한 생산 체계로 현대차그룹 현지 공장과 미국 완성차 기업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자동차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탄소저감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미국에 총 58억 달러를 투자해 추진하는 신규 전기로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다.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번 전기로 일관 제철소는 자동차강판 특화 제철소로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는 원료 생산 설비(DRP)와 전기로, 열연·냉연강판 생산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270만톤(t)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뿐만 아니라 신규 가동되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도 인접해 있어 물류비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나아가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미국 제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차그룹과 공동 투자를 협의 중이다.


이번 미국 투자는 국내 철강 산업 침체를 극복하고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해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한편 수익 중심 사업체계를 극대화하기 위해 결정됐다. 현대제철은 고품질의 자동차강판을 현지에서 생산해 현대차‧기아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에 최적화된 소재를 공급함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로 고품질의 자동차강판을 현지에 직접 생산·공급이 가능해져 향후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미국 내 현지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미국 철강시장은 견고한 철강 수요와 높은 가격, 미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국내 대비 천연가스·전력 등의 에너지 비용이 낮고 물류비 절감도 가능해 원가경쟁력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주요 고객사를 위한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 당진제철소와 순천공장을 넘어 미국에도 자동차강판을 비롯해 고급 제품 생산이 가능한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해 국내외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적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및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 생산 제품의 신규 고객사 확보도 가능해져 당진제철소 등 국내 생산거점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70년 이상의 전기로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이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전기로 기반으로 약 100만톤의 자동차강판을 생산한 경험을 보유했다. 2022년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전기로를 통한 1.0기가파스칼(GPa)급 탄소저감 고급판재시험 생산까지 성공했다. 2023년에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며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를 통한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향후 미국 내 견조한 수요와 인프라 활용으로 탄소저감 전기로 생산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면 해당 생산체계를 국내에도 빠르게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거점을 구축해 미래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철강사의 방향성을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