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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치고 나가는 TSMC…삼성전자, 파운드리 ‘더 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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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치고 나가는 TSMC…삼성전자, 파운드리 ‘더 급해졌다’

TSMC, 올해 월 5만장 수준의 웨이퍼 생산 가능한 양산라인 갖출 계획
삼성전자, 2나노 필수장비 High NA EUV 도입시기 인텔보다 늦어…올해 양산 가능할지 의문
삼성전자 직원들이 2022년 3나노 양산라인에서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직원들이 2022년 3나노 양산라인에서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라이벌인 대만의 TSMC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의 2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 생산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TSMC가 다음 달부터 2nm 공정 생산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파운드리 분야의 2nm 공정시대를 개막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보다 최소 반년 이상 빠른 행보다. 인텔마저 올해 2nm 제품 양산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TSMC에서 2nm 공정을 활용한 제품 주문이 가능해지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거론되는 기업만 애플을 비롯해 △인텔 △AMD △엔비디아 △브로드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다. 애플이 TSMC의 2nm 공정 첫 고객이 될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TSMC는 올해 말까지 월 5만 장 수준의 웨이퍼 생산이 가능한 2nm 양산 라인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7nm 이하 제품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 인텔이 유일하다. 3사 모두 올해 2nm 양산을 약속한 만큼 삼성전자와 인텔의 2nm제품 양산 시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인텔은 지난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8A(1.8nm)’ 공정에서 생산된 ‘팬서레이크’ 제품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라고 했다. 소위 인텔맨으로 평가받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고 최근 립부탄이 CEO에 임명되는 등 회사 상황이 좋지 않지만 공정 개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될 자사의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에 2nm 공정에서 생산된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에 지역과 특성에 맞춰 퀄컴의 스냅드래곤 제품과 자사의 엑시노스 칩셋을 병용 탑재해 왔지만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전량 퀄컴 제품을 탑재해 엑시노스 성능에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다.

미국 오리건주 힐스브로에 위치한 인텔 팹(Fab)에 설치된 ASML의 High NA EUV 장비를 근로자들이 가동하고 있다. 사진=인텔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오리건주 힐스브로에 위치한 인텔 팹(Fab)에 설치된 ASML의 High NA EUV 장비를 근로자들이 가동하고 있다. 사진=인텔

업계는 인텔이 삼성전자보다 먼저 2nm 공정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하이 뉴메리컬 애퍼처 극자외선(High NA EUV)’ 장비의 도입 시기가 자리하고 있다. High NA EUV 장비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로 네덜란드의 ASML에서 독점 생산하고 있다. 사실상 2nm 공정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장비인 만큼 삼성전자와 인텔의 양산 계획에 필수적이다.

1년에 최대 5대에서 6대 생산이 가능한 이 장비를 인텔이 지난해 4월 독점으로 공급받으면서 운용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화성캠퍼스에 첫 High NA EUV인 'EXE: 5000'을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가 “이 장비를 사용해 대량 생산에 돌입하는 데 최소 12~18개월이 소요된다”고 설명한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양산 시점은 사실상 내년 상반기가 유력한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의 기술 개발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진만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주주총회에서 "현재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양산을 하는 곳은 삼성이 유일해 선단공정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율을 빨리 올려 최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