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서 이사 수 상한 19인으로 제한
이사회 구성원 고려아연 측 11명으로 다수 차지
고려아연 영풍 의결권 상호주 제한 이유로 막아
영풍 즉시 항고와 효력 정지 등 법적 대응 예고
이사회 구성원 고려아연 측 11명으로 다수 차지
고려아연 영풍 의결권 상호주 제한 이유로 막아
영풍 즉시 항고와 효력 정지 등 법적 대응 예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MBK파트너스의 이사회 진입을 막아내며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영풍 측은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권을 차지하려고 했지만 단 3명의 이사를 진입시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영풍 측이 주총 결과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이들의 다툼은 계속될 전망이다.
30일 업계 따르면 최 회장 측은 28일 서울 용산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정기주총에서 핵심 안건이었던 이사회 이사 수를 최대 19인으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안을 가결했다. 해당 안건은 영풍 측에서 이사 후보를 추가로 진입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최 회장 측에서 제안했다.
이어 집중투표제로 표결이 진행된 이사 선임 표 대결에서는 최 회장 측 추천 후보 5명과 영풍 측 추천 후보 3명 등 총 8명이 이사로 선임됐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는 최 회장 측이 추천한 서대원 BnH세무법인 회장이 선임됐다. 이로써 최 회장 측 5명, 영풍 측 1명으로 5대 1이던 고려아연 이사회 구조는 11대 4로 재편됐다. 영풍 측으로부터 일단 경영권을 지켜낸 것이다.
최 회장 측이 이번 주총에서 영풍 측의 이사회 진입을 막아낸 것은 영풍이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 25.4%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상호주 제한을 이유로 막았기 때문이다. 1월 열린 임시주총에서 의결권을 제한했던 방법과 같은 방법을 이번 주총에서도 똑같이 사용한 것이다. 상법에서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기업들의 의결권을 상호주로 규정해 제한하고 있다. 실질 소유권보다 과도한 의결권 행사를 막기 위함이다.
주총 전날인 27일 영풍은 1주당 0.04주의 신주 배당을 결의해 썬메탈홀딩스(SMH)가 가진 영풍 지분을 10.33%에서 9.96%로 낮춰 영풍→고려아연→SMH→영풍으로 이어지는 상호주 관계를 해소시켰다. 하지만 주총 당일 최 회장 측은 장외매수를 통해 SMH가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주식을 추가 매입하도록 해 SMH의 지분율을 10.03%로 다시 끌어올렸다. 고려아연은 이를 상호주 관계가 다시 형성됐다고 보고 영풍 의결권을 제한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정기주총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해 9월 영풍 측의 공개매수 추진을 계기로 촉발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막아냈다"며 "사회 장악을 시도했던 영풍 측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전략 광물 공급망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하면서 주주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영풍 측이 주총 결과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이번 분쟁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 측은 "최 회장의 또 다른 탈법행위로 인해 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25%의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파행됐다"며 "왜곡된 정기주총 결과에 대해서 즉시항고와 효력 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