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브콜에도 '예측 불가능함'에 촉각
해군장관, 현지 조선소 투자 "중요" 발언
관세 영향권에 조선 기자재 들면 난감
한미 방위비 협상 과정서 논의 가능성도
해군장관, 현지 조선소 투자 "중요" 발언
관세 영향권에 조선 기자재 들면 난감
한미 방위비 협상 과정서 논의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러브콜을 받아온 한국 조선업계도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함정 건조와 조선업 재건에 기여할 방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들처럼 ‘선물’을 안겨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미 방위비 협상 같은 외교안보 사안도 중요한 변수로 거론된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사들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계획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자동차와 반도체 등 다른 산업군을 향해 던진 현지 추가 투자 메시지를 조선업계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초 한국 정부를 향해 조선업 협력을 직접 언급한 이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조선업계가 현지 투자를 단행하는 방향은 현지 조선소 인수가 꼽힌다. 미국 조선업 재건은 미국 일자리 창출과 경제 부흥 뿐만 아니라 미 해군력 증강으로 중국의 해양패권 부상을 견제할 방안으로 거론된다. 세계 1위를 달리는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 도움이 필수다.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첫 발을 내딛었다. HD현대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존 펠란 미 해군장관은 지난 2월 27일(현지 시각) 상원 인사청문회 당시 한화 필리 조선소를 거론하며 “그들의 자본과 기술을 미국으로 유치하는 것은 내 생각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상호관세 조치가 조선산업 기자재에도 적용될 수도 있다는 변수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인 관세 부과 계획을 내놓지 않은 데다 관세 예외를 둘 여지가 작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조선업계도 상호관세 조치의 향방을 지켜보고 있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함정 공급망 복원이 필요한데도 현지 조선소로 조달할 기자재와 설비에 관세를 매긴다면 협력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어 품목 등 구체적인 관세 부과 내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동맹국 조선소에서 미 군함을 건조할 길을 열려는 움직임도 있다. 조선업 재건과 달리 군함 건조와 해운 네트워크는 미국이 중국에 뒤쳐졌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시급하기 때문이다. 미 상원에는 해군 함정 건조를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 조선소에 맡기는 길을 여는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과 ‘해안경비대 준비태세 보장법’이 발의됐다. 민간 분야의 경우 중국산 선박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고율로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이다.
업계는 한미 방위비 협상도 주목하고 있다. 양국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막바지에 방위비 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무역적자와 주한미군 주둔 비용 같은 압박에 한국이 내밀 협상 카드로 한미 조선업 협력이 꼽히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인 조선업 협력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좋은 기회를 맞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발언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방위비 협상 카드로 조선 협력을 거론하는 분위기도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