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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김승연→김동관…100년 기업 한화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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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김승연→김동관…100년 기업 한화 도약

김승연 회장 ㈜한화 지분 절반 11.32% 세 아들에게 증여
장남 김동관 부회장 지분 20.85%로 높아져 최대주주로 올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둘러싼 승계 논란 의혹 해소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것에 있어 중요한 것은 지분 확보"
(왼쪽부터) 한화그룹 김종희 창업주, 김승연 회장, 김동관 부회장. 사진=김예솔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한화그룹 김종희 창업주, 김승연 회장, 김동관 부회장. 사진=김예솔 기자
김종희(창업주)→김승연(2세)→김동관(3세).

한화그룹이 '김동관 부회장'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1981년 만 29세 나이에 회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어 온 이후 45년 만의 세대교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재계 7위 한화그룹의 3세 경영이 공식 출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은 조선업과 방위산업을 토대로 한화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오는 30일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 절반을 세 아들(김동관·김동원·김동선)에게 증여한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지분 4.86%, 차남 김동원 사장과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3.23%의 지분을 넘겨받는다. 김 회장은 지분 증여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전문적인 경영 자문과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증여가 마무리되면 세 아들이 보유한 ㈜한화 지분은 한화에너지 보유 지분과 합쳐 총 42.67%가 된다. 한화에너지는 김 부회장이 50%,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4.91%에서 9.77%로 오른다.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 지분까지 환산하면 김 부회장은 (주)한화 지분 20.85%를 확보했다.

한화그룹을 지배하는 지주사 격인 ㈜한화의 실질적인 최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기업 지배구조 관련 한 전문가는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지배권을 유지할 만큼의 지분 확보"라고 말했다.

그가 2022년 부회장에 오른 지 3년 만의 일이다. 올해로 만 41세인 김 부회장은 2010년 1월 한화그룹 차장으로 입사해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 대표 등을 거쳐 202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굵직굵직한 성과를 냈다. 김동관 부회장은 독일 태양광 셀 제조업체 큐셀 인수를 진두지휘했고 적자가 나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2008년 무산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다시 인수하며 조선·방산 사업을 키운 것도 김동관 부회장의 성과다.

재계는 이번 지분 증여가 한화그룹의 3.0 시대 체제의 출발을 알린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십수 년 전부터 수차례 회사를 나누고 합치며 세 아들에게 맞는 사업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비교적 잡음이 적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승계 과정은) 매끄럽게 진행이 된 편"이라며 "다른 그룹들이 갈등을 빚을 때 한화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됐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증여로 인해 일각에서 제기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가 경영권 승계 때문이라는 의혹도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증 발표 직전 현금 1조3000억원을 들여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가 들고 있는 한화오션 지분 7.3%를 매입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투자금이 부족해 유상증자를 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