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 일부 모델 철수 예고
현대차그룹, 미국 정권 방향성 순응…현지생산 집중
현대차그룹, 미국 정권 방향성 순응…현지생산 집중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강화 발표에 미국 내 차량 수출을 중단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한 완성차업체들은 현지 생산 비율을 높이거나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성이 높지 않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미국 내 판매 전략을 수정하는 추세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업체들은 미국으로의 수출을 재검토하는 모습이다.
영국 자동차 회사 재규어 랜드로버(JLR)는 전날 성명을 통해 "현재 사업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무역 조건에 대응할 방법을 모색 중으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동안 단기 조치로 4월 출하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대표 완성차업체 메르세데스-벤츠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LA를 비롯해 보급형 차종의 미국 내 판매 중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세에 따른 수익성에 민감한 모델을 없애거나 줄이고 대형 세단과 고급 차량 판매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멕시코, 캐나다 일부 공장 가동 중단을 통해 생산량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관세를 소비자가에 반영해 '수입 수수료'를 붙이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완성차업체들의 대응책이 엇갈리는 핵심 요인에는 수익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25%에 달하는 관세를 지불하면서 기존의 이익·판매량도 보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가 25%의 관세를 차량 가격에 포함하면 높아진 가격에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고 차량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대당 판매 이익이 줄어 수익성에 직격탄이 우려된다.
현대차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4년간 약 31조원을 미국에 투자해 연간 1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로 이 같은 현대차 전략이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관세와 관련해 "(생산시설을)결국 현지화할 수밖에 없어 그 역량을 더 키워야 한다"며 "미국에서 170만대를 팔고 있는데 그중 절반을 여기서 만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현지 재고를 최대한 늘리면서 관세를 대비하고 있지만, 재고분이 소진되면 저가 모델부터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