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적 성장 분야가 전사 최대 매출 이끌어...다만, 영업익 감소세 우려
美 트럼프 관세강화책 '복합적'…구매 수요 강화·물류비 감소·생산지 다변화 초래
美 트럼프 관세강화책 '복합적'…구매 수요 강화·물류비 감소·생산지 다변화 초래

LG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실적이 연결기준 매출 22조7447억원, 영업이익 1조259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7%가 감소했다.
단연 관심이 쏠린 부분은 매출 향상을 이끈 사업이다. LG전자는 소위 '질적 성장'으로 대표되는 △기업간거래(B2B) △구독·웹OS(webOS) 등 비하드웨어 △소비자직접거래(D2C) 등이 전사 최대 매출액 달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를 비롯해 베트남과 인도 등에 관세를 강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은 LG전자 실적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 관세 부과로 제품 가격이 상승하기 전 가전제품을 구매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가전 판매량을 자극함으로써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매체 씨넷이 지난달 초 미국 성인 23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8%가 관세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 전에 전자제품을 구매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전했고, 고가 전자제품을 구매했거나 사들일 계획이라는 응답자도 약 20~40%에 달했다.
관세로 인한 물류비 하락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물류비는 지난해 LG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를 이끈 주요 요인이었다. LG전자의 물류비는 지난해 3조111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2월 2373포인트에서 이달 3일 1393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이 지수가 15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말 이후 1년 3개월 만으로 업계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강화책 발효로 향후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LG전자의 주요 생산기지인 동남아 시장에 부과된 높은 관세는 불안 요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국내 26% △베트남 46% △인도 26% △인도네시아 32% 등의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LG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동남아 시장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 시장에 공급한다는 전략을 고려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게 됐다.
앞서 조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미국 테네시 공장에 냉장고·오븐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한국·태국·베트남에 문제가 생기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