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美 방산 조선사와 MOU…”동맹 조선협력 첫걸음”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위산업 조선업체인 ‘헌팅턴 잉걸스’와 손을 잡고 조선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기간 한미 조선업 협력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현지 조선사들과 관계를 다지고, 나아가 한미 안보협력에도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 7일(현지시각)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과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식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해양항공우주 전시회 ‘SAS 2025’ 내 헌팅턴 잉걸스 전시관에서 진행했다.

헌팅턴 잉걸스는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최대 수상함 건조 조선소인 잉걸스 조선소를 미시시피주에서 운영하고 있다. 잉걸스 조선소는 미 해군이 최근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 물량의 3분의 2 뿐만 아니라 대형 상륙함과 대형 경비함 전량을 건조하고 있다.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선박 건조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자 보유한 함정 건조 전문성·역량을 결합하기로 했다. 건조 비용과 납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하우와 역량도 공유할 방침이다.
아울러 디지털 조선소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한다. 공정 자동화와 로봇, 인공지능(AI) 도입을 비롯해 생산인력 교육·기자재 공급망 참여를 함께 추진한다. 양사는 공동 투자도 향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HD현대는 이번 MOU 체결에 관해 현존 최고 사양의 이지스함 건조 역량을 갖춘 한국과 미국의 대표 조선 기업 간 최초의 협력 사례로 평가했다. 향후 양국 조선산업 파트너십과 신뢰를 키우는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혈맹인 한국과 미국의 대표 조선기업 간 협력을 통해 양국의 조선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양국의 안보 협력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블란쳇 잉걸스 조선소 사장은 “이번 협약은 동맹국 간 협력을 통해 조선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다”며 “양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양국의 해양 안보를 뒷받침하는 고품질의 함정을 건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는 미국 조선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현지 기업·협회와 협력관계를 다지고 있다. SAS 2025 전시회에서는 미국 ABS선급과 미 해군용 경량 군수지원함에 대한 설계 인증을 위해 MOU를 체결했다. 미국 방산 기자재 업체인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와도 미국 현지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HD현대 함정기술연구소도 최근 미 해군연구소와 차세대 첨단 함정 설계 등 함정 분야 공동 연구개발 방안을 논의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