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고객사에 제품 가격 인상 통보…트럼프 행정부 관세 전가
삼성·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상황 크게 다르지 않아…가격인상 가능성↑
삼성·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상황 크게 다르지 않아…가격인상 가능성↑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미국 고객들에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강화에 따른 제품 요금 인상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 대상 제품은 메모리 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이다. 지난 2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서 반도체 분야는 부과 대상에서 일단 제외됐지만 메모리 모듈과 SSD 등의 저장장치 제품은 관세가 적용된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마이크론이 사실상 관세 비용을 고객사에 전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반도체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점유율 36%로 34%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고, 마이크론이 25%로 뒤를 쫓았다.
가격 인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기업들의 사정도 마이크론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대만 타이중·타오위완, 일본 히로시마 등에서 주로 D램을 생산하고 싱가포르에서 낸드 제품을 생산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비중은 7.5%에 그친 반면 대부분의 제품을 대만이나 중국 등에 공급 중이다. 대만이나 중국은 국내 기업들의 주 고객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위탁 제조사가 위치한 곳으로 이들은 D램이나 HBM 등을 공급받아 스마트폰 등 다양한 IT 제품들을 생산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구체적인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반도체 분야에 대한 관세 부과 사항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