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현대제철 美 제철소 지분 투자 검토설
美 현지 투자가 대응책 유일…기술공유 부담
미래 기술 개발 등 접점 찾으면 가능성↑
美 현지 투자가 대응책 유일…기술공유 부담
미래 기술 개발 등 접점 찾으면 가능성↑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짓는 사업에 대한 지분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5일 미국 현지 제철소 건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동 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1·2위를 다투는 양사의 연합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12일(현지 시각)부터 발효한 철강재 25% 보편관세를 완화하거나 거둬들일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철강 전 공정을 현지에서 마련하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강조했다. 현대제철도 580억 달러(약 83조원)의 투자 재원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미국 수출 장벽과 국내 수요 부진 현안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직접환원철을 이용한 전기로 생산 방식을 고도화하기 위해 철강사들끼리 손을 잡고, 수요산업과도 협력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건은 두 경쟁사의 공통 이해관계를 찾아낼지 여부다. 투자회사가 지분 참여를 하는 일반적인 합작기업(JV)과 달리 경쟁사의 공동 지분 투자는 수익만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현대제철 미 제철소에서 철강재를 공동 생산하는 안을 거론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경쟁사와 사업 전략을 공유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장벽 파고를 넘기 위해 공동 목표를 찾아낼지 여부가 공동 투자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 제철소에 천연가스 환원제와 직접환원철(DRI) 원료 생산설비 ‘DRP’를 적용한 전기로를 도입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 나아가는 과도기 단계다. 현대제철의 전기로 운영 경험과 포스코의 DRI를 이용한 공정 ‘파이넥스’를 기반으로 두 철강사가 수소환원제철 공정 개발 ‘동맹’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경쟁사가 공동 지분 투자에 나서는 경우 ‘지분 동맹’을 넘어 투자받는 기업의 기술과 사업 전략을 공유하는 협업을 기대하기 때문에 투자를 받는 당사자는 전략과 기술 노출 가능성을 우려하며 주저할 수 있다”면서 “양사가 기술 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협업 관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실무 선에서 도출해내는 것이 협상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