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조하며 5대 핵심사업 제시
세계 전력시장 성장세 잡는 전략
북미 실적·수주 성과로 자신감
세계 전력시장 성장세 잡는 전략
북미 실적·수주 성과로 자신감

1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매년 경신하고 있지만, 호황에만 기댄 사상 최대 실적은 불황이 오면 사상 최악 실적으로 쉽게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 집중 △북미 배전 시스템 유통망 확대 △초고압 변압기 사업 강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활성화 △글로벌 배전 사업 역량 강화를 LS일렉트릭의 5대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구 회장이 글로벌 전력 시장을 강조하는 이유는 전력 시장 성장세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전력기기·케이블 시장 규모가 3718억 달러로 2023년 기준 연평균 6.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S일렉트릭의 주력 분야로 꼽히는 배전반과 변압기는 2009억 달러와 650억 달러로 각각 연간 6.7%와 5.6% 성장한다는 예측이다.
북미 시장에서 영업 실적과 수주 성과는 글로벌 시장에서 LS일렉트릭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LS일렉트릭의 매출 중 24.1%인 1조3001억원이 북미 지역에서 나와 한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44.7%로 가장 높았다. 지난달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용 전력·배전 체계 공급 프로젝트를 1625억원에 수주했다. 아울러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미국 현지에서 개발 중인 500메가와트(MW)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BESS)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현지 에너지 사업에 나섰다.
그럼에도 글로벌 무대의 중심을 미국에 둘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 설치된 송전선의 70%는 최소 25년 전에 설치됐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 기존 전력망과 다른 ‘분산화 전력 체계’의 필요성이 커졌다. 미국 정부는 전력망 확충과 개선을 위해 130억 달러의 정책자금을 배정해놨다. 게다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를 갖추기 위해 전력기기를 필요로 하는 등 관련 수요가 다방면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덕분에 LS일렉트릭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은 변압기를 비롯한 전력기기 제품의 미국 수출 실적을 키워왔다. 한국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한국에서 용량 650킬로볼트암페어(kVA)의 소형부터 중형(650~1만kVA), 대형(1만kVA 이상)까지 포괄한 변압기 수입 금액은 총 11억6144만 달러로 전년보다 115.3% 늘었다. 소형 변압기는 수입 1위를 차지했고, 중형과 대형은 멕시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허민호 대신증권 신성장산업팀 연구원은 지난 9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국내 유일의 배전용 직류(DC) 차단기와 초고압직류송전 컨버터-변압기(HVDC CRT) 생산 기업으로서 초고압 변압기 증설과 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 생산법인 확충 등으로 글로벌 종합 전력기기 업체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