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협회 첨단센서 포럼서 강연
센싱 기술이 AI 가전 고도화에 필요
센싱 기술이 AI 가전 고도화에 필요

김성혁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수석연구위원(상무)가 “LG전자가 인공지능(AI)으로 미국 빅테크들과 경쟁해서 앞설 수 있는 분야는 데이터와 주변환경 감지(센싱)”라며 “가전제품이 축적한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보자는 관점에서 센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반도체산업협회 등이 주관한 ‘제2회 첨단센서 프론티어 포럼’에서 ‘AI가 결합된 스마트홈 미래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은 “가전이 주변을 감시해서 생성하는 데이터 중 극히 일부만으로 현재의 스마트홈 기능을 운영한다”며 “매 순간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대처하는 ‘리얼 타임 센싱’(실시간 감지)을 하기 위해 나머지 데이터까지 활용 가능한 센서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센싱으로 주변 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공간에서 밀리미터 웨이브(미세 파동)로 사람과 물체의 위치와 크기, 속도 변화 등을 감지한 뒤 이 데이터를 집안 레이아웃과 겹쳐보면 가전과 테이블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며 “밀리터리 웨이브 방식은 여러 정보를 조합해서 고객의 생활 환경과 패턴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세탁물 건조 과정을 예로 들었다. LG전자 건조기로 세탁물을 말리는 과정에서 건조 속도와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면 옷감 종류를 파악할 수 있다. 색깔과 pH 등을 감지하는 센서를 갖춰 옷감에 묻은 오염물을 알 수 있다. 두 정보를 조합하면 세탁기 이용자가 즐기는 운동 등 이전에 파악하지 못한 생활 패턴을 이해하는 증거가 된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센싱 기술로 카메라 이용에 따른 보안 우려를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메라로 촬영한 정보의 유출을 막으려면 고도의 보안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른 접근법을 택한 것이다. 김 위원은 “카메라로 주변 정보를 파악하는 방법도 있지만, 카메라를 다는 순간 고객들이 사생활 관련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며 “밀리미터 웨이브는 (민감한 사생활이 담긴) 영상 정보 없이도 고객을 이해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고도화된 센싱 기술로 양질의 데이터를 잘 모아야 향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때를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거대언어모델(LLM)을 LG전자 가전이 확보한 고객 생활 패턴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방안이 나온다면 가전 구독과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자컴퓨터가 개발·상용화되려면 양자 데이터 센서부터 잘 작동해야 한다는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며 “양자컴퓨터나 슈퍼컴퓨터가 가정에 한 대씩 놓이면 집안 가전제품들이 센싱을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집안 환경을 관리해줄 것이라는 개념을 구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