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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후판 관세에 제품가 상승까지"…철강사들 숨통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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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후판 관세에 제품가 상승까지"…철강사들 숨통 트인다

정부 수입 중국산 후판에 잠정 관세 최대 38% 부과
철강사들 저렴한 중국 후판 공급 과잉에 수익성 악화
관세 부과로 시장 가격 정상화로 점진적 손익 개선 기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현대제철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현대제철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로 부침을 겪고 있는 철강 업계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중국산 후판(두께 6mm 이상 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본격화하고 수요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며 하락했던 제품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4일부터 8월 23일까지 4개월간 중국산 후판에 대해 최대 38%의 잠정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7월 현대제철이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반덤핑 관세는 특정 국가에서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무역 조치다.

그동안 우리나라 철강 업계는 중국의 저가 후판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두께 6㎜ 이상으로 두꺼운 철판) 수입량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137만9000t으로 집계됐다. 2016년(183만6000t) 이후 최대 규모다.

가격도 국산 후판보다 10만~20만원가량 저렴했다. 이는 국산 후판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 제조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지난해 포스코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6% 감소한 1조637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각각 61%와 57% 줄었다.
업계는 반덤핑 관세 부과로 시장 가격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산 제품의 가격이 오르고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후판 반덤핑 관세 확정으로 후판 판매단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철강 생산능력 감축 노력으로 인해 밀어내기식 수출도 줄어들며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회복세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철강 업계 한 관계자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지만 (관세 부과로) 시장 가격이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며 "당장 수익성이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질서 확립에 따른 공정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철근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업계에 따르면 철근 유통 가격은 지난달 67만원대에서 이달 들어서며 74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손익분기점인 70만원을 웃돌고 있는 것이다.

철강사들은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사들은 2분기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 업체들의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포스코 철강 부문은 6770억원, 현대제철은 1620억원, 동국제강은 220억원으로 모두 직전 분기와 비교해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