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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요즘 뜨는 상가투자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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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요즘 뜨는 상가투자 세 가지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이미지 확대보기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최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특히 은퇴 이후의 삶을 걱정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다.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었던 주택은 가격 오름세가 둔화돼 매각을 통한 차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지난해 말부터 분양한 김포한강신도시의 수변 상가가 100% 계약률을 기록했고, 위례신도시를 관통하는 위례선과 트램 라인을 따라 공급한 주상복합 상가와 근린상가 역시 투자자가 몰렸다.
하지만 상권이 채 형성되지 않은 개발지역의 상가에 투자하는 것을 두고 경계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신도시 상권의 경우 배후 아파트와 인근 업무시설에 상주인구가 채워지기 전까지는 상가 임대나 점포 영업이 활성화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안전한 상가투자 상품은 무엇일까? 아파트 단지 내 상가와 도심 주택가에 자리잡은 골목길 상권을 꼽을 수 있다. 은퇴한 후의 실거주 문제와 월세 수입을 동시에 해결하고자 한다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상가주택을 찾아보자.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다. 아파트 입주민을 즉시 배후수요로 확보할 수 있고 LH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는 분양가격도 주변의 일반 근린상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주의할 점은 LH 단지 내 상가의 분양가격도 2010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에 공급한 단지 내 상가의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2354만원까지 상승했다. 일반 상가보다는 저렴하지만 낙찰가율이 높아진 만큼 매각 차익은 낮아졌다.

최근에는 대단위 아파트지구에 중심 상권을 따로 배치하거나 차별화된 스트리트형 상가를 개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판교신도시의 ‘아브뉴프랑’이 대표적이며 수도권 2기 신도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존 단지 내 상가보다 분양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임대위탁이 가능하고 투자 수요가 많다.

도심의 골목길 상권은 기존 대형 상권에 비해 투자부담이 적다. 폭등한 임대료를 피해 외곽으로 밀려난 점포들이 자연스럽게 상권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강남대로 같은 유명 상권에 상가건물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보다 실속을 챙기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조금 낡았지만 저렴한 단독주택이나 근린상가를 매입한 후 임대에 적합하게 리모델링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상권에 어울릴 만한 업종을 고려해서 주목 받을 수 있는 인테리어를 해야만 임대하기 좋고 투자금 회수도 빨라진다.

매각차익을 내려면 상권이 충분히 자리 잡기 전에 진입해야 하는데 성장할 상권을 골라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골목길 상권의 특성상 독특한 아이템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상권인지가 중요하다.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길 상권을 살펴보면 주택가와 함께 규모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상권이면서 자연환경이나 여행, 도시산책, 힐링과 예술 같은 문화-인문학 측면에서 차별화된 아이템을 담고 있는 곳이 틈새형 골목길 상권으로 인기를 끌었다. 경리단길이나 가로수길, 방배동 카페거리는 이국적이고 새로운 다이닝 레스토랑과 패션매장, 생활용품 공방 등이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성수동 수제화거리와 문래동 예술촌은 차별화로 성공을 이끌어 냈다. 북촌 한옥마을이나 경복궁 서쪽의 서촌마을은 옛것의 정취를 느끼면서 도시 산책과 관광이 가능한 골목길 상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한 콘텐츠로 경쟁을 하는 만큼 골목길 상권은 유행에 민감한 편이다. 인기 있는 골목길 상권이 뜨고 지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 골목길 상권인 신사동 가로수길이 시들해지는 데 10년 정도 걸렸다면 최근 인기 있는 이태원 경리단길에 대한 투자 과열 우려가 나오는 데는 채 3~4년도 걸리지 않았다. 따라서 골목길 상권에 투자할 때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잘 세워야 한다.

도심 주택가에서 성장한 골목길 상권에는 단독주택이나 상가주택을 찾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본인이 직접 거주하면서 나머지 층은 임대를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가주택은 상대적으로 월세 규모가 크고 용적률도 유리해 땅값이 더 많이 오르는 편이다.

신도시 상권 성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개발기간이 많이 남았다면 무리해서 상가주택 용지를 분양받기보다는 도심 주택가 상권의 저가 주택을 공략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