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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껍질 하나에 두알 든 밤 ‘쌍동밤’ · · · 쌍둥밤은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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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껍질 하나에 두알 든 밤 ‘쌍동밤’ · · · 쌍둥밤은 안되나요?

이재경 기자의 말글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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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예부터 밤 하면 충남 공주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주는 알밤 특구로 지정될 만큼 밤이 많이 나오는 지역으로, 올해는 9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공주시 금성동 연문광장에서 ‘공주 알밤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밤에는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하루에 세 톨만 먹어도 보약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피부를 깨끗하게 해주고 위장기능을 강화해주며 노화방지에 탁월한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삶은 밤을 먹다 보면 “한 껍데기 속에 알이 두 쪽이 들어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밤을 가리켜 ‘쌍동밤’이라고 합니다. 더러는 '쌍둥밤'이 아니냐고 질문하는 경우가 있죠. 한 어머니에게서 동시에 태어난 두 아이는 쌍동이가 아니라 ‘쌍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 껍데기 속에 알이 두 쪽이 들어 있는 밤은 왜 ‘쌍둥밤’이 아니고 ‘쌍동밤’이라 할까요? 이를 설명하기 전에 ‘-둥이’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둥이’는 원래 한자 아이 동(童)자에 ‘-이’가 붙은 ‘-동이’로 ‘아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 어원인 ‘-동이’에서 멀어져 지금은 ‘-둥이’가 되었죠. “그러한 성질이 있거나 그와 긴밀한 관련이 있는 사람”이란 뜻의 접미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표준어규정'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존중하여 ‘-동이’가 아닌 ‘-둥이’를 표준어로 삼았고, 이에 따라 아이 동(童)자가 들어간 쌍동이, 막동이, 늦동이는 ‘쌍둥이’ ‘막둥이’ ‘늦둥이’가 표준어입니다. 또한 ‘-동이’가 아닌 원래부터 ‘-둥이’가 붙었던 ‘검둥이’ ‘바람둥이’ ‘흰둥이’ 역시 ‘-둥이’로 써야 합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한 껍데기 속에 두 쪽이 들어 있는 밤”은 ‘쌍동밤’, “한 태(胎)에서 나온 두 딸”은 ‘쌍동딸’, 또 “한 태(胎)에서 나온 두 아들”은 ‘쌍동아들’처럼 이 경우엔 ‘쌍동’은 여전히 ‘쌍동’으로 적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쌍동밤’은 ‘쌍동’이라는 말과 ‘밤’의 합성어이기 때문입니다. 쌍동딸, 쌍동아들 역시 ‘쌍동’과 ‘딸’ ‘아들’이 각각 합해진 합성어입니다. 이는 ‘-둥이’가 붙는 말이 아니므로 ‘쌍둥’의 형태로 적지 않는다는 거죠. 따라서 ‘쌍동밤’이 표준어입니다. 그리고 간혹 ‘쌍동밤’을 ‘쪽밤’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쪽밤’은 북한에서는 쓰이지만 표준어가 아닙니다.
이재경 기자 bubmu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