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새해를 맞아 새해 인사 현수막이 곳곳에 많이 내걸렸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어느 전철역사에 내걸린 현수막입니다.
그런데 말끄트머리의 '…십시요'는 과연 맞는 말일까요?
대부분 사람이 어미 ‘오’와 ‘요’를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오늘은 '오'와 '요'의 쓰임에 대해 확실히 알아보겠습니다.
말끄트머리에 쓰이는 종결어미 ‘오’는 발음할 때 ‘요’로 소리가 나더라도 ‘오’로 적습니다.
즉, ‘어서 오십시오’가 실제로는 ‘어서 오십시요’로 발음되더라도 말을 끝맺는(종결어미) 경우이므로 이때는 ‘오’로 적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것은 책이오.” “안녕히 계십시오.” “곧 돌아올 것이오.”처럼 말을 끝맺을 때는 무조건 ‘오’로 쓰입니다. 따라서 전철역 앞에 내걸린 현수막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로 써야 합니다.
그러면 ‘-요’는 어떨 때 쓰일까요? 여러 경우가 있지만 알고 보면 간단합니다.
첫째, 뭔가를 나열할 때 “이것은 감이요(이고), 저것은 사과요, 이것은 곶감이다.”처럼 연결어미 ‘요’로 쓰이는 경우.
둘째, 말하는 사람이 듣는 이에게 존칭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우리가 이겼어요.” “그것 참 좋지요”처럼 쓰이는 경우.
셋째, 무엇을 묻는 뜻으로 “요게 다람쥐요?”와 같이 쓰이는 경우.
즉, ‘요’는 뭔가를 나열하거나 존칭을 할 때, 그리고 물어볼 때 쓰입니다.
자, 이제는 ‘오’와 ‘요’의 차이를 구분해 쓰실 수 있겠습니까? 혹시라도 헷갈리실까봐 마지막으로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것은 책이/오’ 등에서 어미 ‘오’를 빼면 ‘어서 오십시’ ‘이것은 책이’처럼 문장 성립이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겼어/요’ ‘그것 참 좋지/요’ ‘더 이상 없어/요’ 등에서는 ‘요’가 첨삭적 성격으로 쓰였기 때문에 ‘요’를 빼도 문장이 성립됩니다. ‘우리가 이겼어’ ‘그것 참 좋지’ ‘더 이상 없어’처럼 말입니다.
*힌트= ‘오’나 ‘요’를 안 붙인 상태에서 말이 문장으로 성립하면 조사 ‘요’를 붙이고, 말이 성립이 안되면 어미 ‘오’를 붙이면 됩니다.
자, 마지막으로 정말 헷갈리는 말 ‘아니요’의 쓰임을 알아볼까요.
“나는 미국 사람이 아니오/아니요.” 이 경우 무엇이 맞을까요. 위에서 종결형 어미 ‘오’에 대해 알아본 것처럼 ‘오’가 종결형으로 쓰인 경우 “이것은 책이 아니오”처럼 “나는 미국 사람이 아니오”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그러면 ‘아니요’는 어느 경우에 쓸까요. 예를 들어 친구들끼리 “이 답이 맞니?”라고 물으면 친구는 ‘응’ 하고 긍정을 하거나 ‘아니’라고 부정합니다. 만일 선생님께서 물어보셨다면 존칭을 해서 ‘예’ 혹은 ‘아니요’라고 대답합니다. 눈치 빠른 독자님은 벌써 알아차리셨겠지요. 결론적으로 ‘나는 미국 사람이 아니오’처럼 서술어로 쓸 때는 ‘아니오’, 존칭을 해서 대답할 때는 ‘예/아니요’처럼 ‘아니요('아뇨'로 줄여서 쓸 수 있음)’라고 씁니다.
이재경 기자 bubmu0626